22. <연말특집> (2) 사이보그 시티즌

by 더굿북
북 큐레이션 : KBS 오수진 캐스터


<삼삼한 책수다>로 더 좋은 책을 나누는 오수진입니다. 2017년을 준비하는 여섯 권의 책 중에서 두 번째 책은 <사이보그 시티즌>입니다. 이 책은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께서 해제를 맡았고 추천한 책입니다. 저자 크리스 그레이는 나사(NASA)에서 특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고더드대학교에서 과학기술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끝없이 진화하는 기술과학 혁명이 인간의 정의와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다룹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과학기술로 인해 위험해질 수도, 지상낙원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순수한 인간 다음의 포스트 휴먼인 사이보그는 사이보그를 만들어낸 인간의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이보그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사이보그의 수준을 넘어, 예방접종을 한 사람부터 인공장기나 보철을 한 사람까지 사이보그의 범주에 넣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을 사는 거의 모든 사람이 사이보그인 셈이지요. 이렇게 우리는 사이보그 사회 한가운데를 살고 있습니다. 또한, 이것은 인간과 사이보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사이보그화는 의학, 노동, 전쟁 등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습니다. 노동자의 사이보그화는 산업계가 나서서 추진하고 있으며, 전쟁에 사이보그 전사를 투입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전쟁에는 단순하게 기계와 인간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사이보그를 넘어 두려움을 극복하고 잠조차 자지 않고 싸우는 전사를 만드는 데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의학 분야는 어떤가요? 이미 우리는 장기이식과 같은 수준을 넘어 인공장기를 개발하여 이식하고 생명을 연장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한, DNA를 조작하는 유전학적 방법으로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고 있으며, 생명 복제를 시도해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이보그화는 무서운 미래를 암시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장기이식을 위한 뇌사판정과 같은 윤리적 과제가 있지만, 평균 이하의 인간을 낙태하는 것과 같은 문제도 발생할 것입니다. 또한, 사이보그화는 정치권력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어 시민으로서의 보편적 권리가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저자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뇌사에 빠진 임산부에서 아이를 살려 낳을 수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과제를 던질까?’ 태아의 생명에 대한 가치는 높아지겠지만, 죽은 여성에 대한 존엄과 가치는 평가절하되는 상황에 몰립니다. 이처럼 사이보그 기술은 대리모나 남성 출산과 같은 가족 문제, 성전환과 같은 성 정체성 문제, 섹스, 노동과 스포츠에도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것입니다.

어쨌건 이미 시작된 변화는 멈출 수 없으며,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조차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함께 노력해서 인간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해지는 정치권력에 저항해 장기적이며, 정교하고, 효과적인 저항운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간 이상의 존재에 점점 가까워지는 현실에서 인간다움을 찾는 방법을 고민한 <삼삼한 책수다> 오수진이었습니다.




북 큐레이션 ㅣ 오수진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중문학 복수전공)를 졸업한 후, 현재 KBS에서 기상 캐스터로 근무하고 있다. 더굿북의 북 큐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독서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홍보 대사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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