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를 읽는 아침>
여행자는 낯선 땅의 공기와 음식을 맛보고, 기적 같은 풍경에 말을 잃고, 사람들의 순박함에 놀라며, 노을에 감동해 깊은 감명을 받고 떠난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환경과 자연에 익숙해져 여행자가 느낀 감동을 맛보지 못하고 달라지는 계절 속 비슷한 매일을 그저 담담히 똑같게 보낸다.
어째서 여행자만이 그 같은 감명을 받는 걸까. 그건 이 땅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 생(生)에 대한 작별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보리수나무의 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