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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25. 2016

04. 동기부여의 예술과 과학

당기는 접근법으로 친밀감을 형성하라

                                                                                                                            

2010년 1월 12일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 실린 ‘아첨하면 크게 성공할 것이다.’라는 논문은 거만한 어투로 이렇게 시작합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독자 여러분이 현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성은 다른 사람과 뚜렷하게 구분되며, 그런 여러분을 이 웹사이트에 모시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뛰어난 판단력으로 추측건대, 여러분은 우리의 독점적 콘텐츠를 구독하는 데 관심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매달 9.99달러라는 소액으로 여러분처럼 식견이 뛰어난 지성인을 위한 콘텐츠를 접하십시오.”
   
이런 식의 거만한 광고 방법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런 방법은 매번 효과적입니다. 사람들은 자기를 좋게 생각해주는 것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대화적 동기 요인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의 불안감을 줄여 친근하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미는 접근법’보다는 ‘당기는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질문자는 질문을 통해 어딘가로 이끌며, 질문을 받는 사람의 호기심을 깨웁니다. 따라서 호기심은 양쪽 모두에 관계됩니다. 무언가를 알고 싶은 것은 질문자이지만, 상대방도 ‘이게 왜 알고 싶은 거지?’, ‘내가 이것을 안다고 누가 그러던가요?’와 같은 질문이 떠오를 것입니다. 따라서 질문이 상대방의 호기심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이용하면 됩니다.
     
정보원의 호기심을 충족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진실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유인책입니다. 이는 ‘한 가지를 주고 다른 한 가지를 얻는 접근법’입니다. 인사팀에서 사람을 구한다고 가정할 때, 구직자의 이전 직장 경험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면접관은 비밀 한 가지를 알려줍니다. “살다보면 모든 것을 규칙대로 하기 어렵다.”고 운을 뗀 후에, 자신도 부하 직원이 아이와 생일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병가를 내줬다고 고백해 보세요. 그러면 상대방도 전 직장에서 규칙을 느슨하게 적용했던 경험을 털어놓을 것입니다.
 

  
상대가 느끼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이용하여 진실을 털어놓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인사팀 직원이 임원과 대화를 나누는데, 임원은 그 직원이 회사 규정을 어겼다고 의심합니다. 그리고는 “나는 선을 조금 넘는 것보다 거짓말하는 것을 더 싫어합니다. 거짓말하는 직원은 무조건 해고할 생각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직원은 거짓말했다는 것을 들키면 분명히 해고될 것으로 생각하면서 규정을 어겼다고 고백합니다.
     
인간의 뇌는 칭찬에 약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을 언제, 어떻게 칭찬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면접관은 구직자가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도록 자존심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제 질문에 잘 대답해 주셨습니다.”, “실적을 보니 인사팀 업무의 복잡성을 잘 이해하고 있군요.”라고 한 뒤, 전 직장에서 규정을 어긴 적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구직자는 칭찬을 받았으므로 이 질문을 긍정적으로 해석하여 면접관에게 “규정을 어긴 적이 있다.”고 대답합니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공격하면 감정적으로 약해지고 더 고분고분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처를 준 후 다시 복구되도록 조치하지 않으면, 협조와 신뢰를 완전히 잃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인사팀 구직자가 규정을 어긴 적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인사 문제를 개인별로 상황에 따라 판단해 처리합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지원자는 그런 상황별 처리를 할 만큼 경험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 구직자는 직원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규정을 어긴 경험을 털어놓고, 상황별 대처 능력을 강조할 것입니다.
     
상대방의 공포심을 완화해주는 것은 가장 강력한 대화적 동기 요인입니다. 한 남자가 1톤 트럭을 운전하다 여성이 운전하는 세단의 뒤를 들이받았습니다. 여성이 차에서 뛰어나와 울며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트럭 운전자가 진심으로 사과하니 바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미안해하며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합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내용을 확신하면 상대방이 솔직해집니다. 사전에 조사를 충분히 하면 상대방과 세세한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실제로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는 인상을 줍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불확실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대화에 동기를 불어넣습니다. 누구나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마음의 균형을 약간 잃게 되고, 이성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기 어려워져 원하는 정보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대화중에 어색한 침묵이 감돌 때 사람들은 노트북을 보거나, 자세를 바꾸거나, 누군가 방으로 들어와 긴장을 해소해주길 바라며 문을 쳐다봅니다. 누구든 어색한 침묵을 더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그 사람이 어떤 말이든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말에 들을 만한 내용이 담긴 경우가 많습니다.
     
여덟 가지 요인 중 어떤 요인을 활용할 것인지 결정할 때의 핵심은 ‘어떤 기술이 편한가?’입니다. 못된 사람으로 생각할까봐 자존심을 끌어내리는 접근법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침묵을 유지하는데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과 여러분이 처한 환경에 어울리는 접근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유심히 관찰해 말과 행동에서 감정 상태를 읽어내 참고하면 더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동기 요인을 선택할 때는 한 가지 접근법만으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다양한 접근 기술을 사용하거나, 여러 가지 전략을 결합하여 논리적으로 타당한 하나의 기술을 완성해야 하는 것이지요.
      

작곡가 존 케이지(John Cage)는 4분 33초라는 뜻의 「4’33’’」라는 유명한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케이지는 곡이 시작되고 2분 44초가 지나서야 무대 위에 나타나 지휘봉을 잡죠. 그러면 오케스트라는 악보를 이리저리 넘기고 악기를 들어 올립니다. 객석은 긴장감이 고조되고 관객 몇몇은 불안한 마음에 기침을 해 침묵을 방해합니다. 케이지는 악보 한 장을 넘기고, 눈썹의 땀을 닦고는, 부처를 연상시키는 자세를 취한 후, 지휘봉을 다시 잡습니다. 카메라는 바순 연주자의 악보를 비추는데, 거기에는 ‘2악장 - 타셋’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것은 악기를 연주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객석에서는 불편한 기침 소리가 더 많아지고, 케이지는 지휘대에서 시계를 봅니다. 그리고 정해진 순간에 케이지가 악보를 넘기면 모든 연주자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턱을 긁거나 악기를 만지작거립니다. 공연이 시작된 지 4분 33초가 지나면 존 케이지는 무대를 떠나고 관객은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케이지의 도발적이고 유혹적인 침묵은 언어적, 비언어적 반응을 유발하는 동기 요인으로서 침묵의 응용 범위를 음악으로 확대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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