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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06. 2016

02. 과연 디플레이션이 올까?

<부동산 위기인가, 기회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온다’. 언제쯤부터 시작될 것인가에 관해서는 ‘2020년 이후’에서 ‘2030년’ 언저리 중간 어디쯤이다. 정확한 시기를 콕 찍어서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 인구구조가 고원형이기 때문이다. 다만 몇 개의 중요한 변곡점들이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찍을 2017년, 베이비 붐 세대(전후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할 2020년, 그리고 총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2031년. 2020년 생산가능인구 감소세 진입, 2030년 총인구 감소세 진입으로 단순화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겠다.

     
2020년이나 2030년 모두 인구 감소가 시작되는 해이다. 2020년은 공급(생산) 측면에서, 2030년은 수요(소비) 측면에서 인구 감소가 시작된다. 경제의 디플레이션 관점에서는 2020년이 더 중요한 의미가 있고, 부동산 디플레이션 측면에서는 2030년에 좀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 이런 시기에 변화를 가져올 이슈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시장 이슈이고 다른 하나는 정책 이슈이다.
   

  
먼저 시장 이슈를 보자. 지금부터 부동산 시장에 거대 버블이 형성되고 그것이 터져버리면 부동산발 디플레이션이 시작된다.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이슈가 현재 진행형이다. 만약에 가계부채 문제가 현실화되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담보대출자는 깡통주택만 남는다. 가계의 자산이 증발해버리면 내수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그것은 곧바로 디플레이션의 시작을 촉발한다. 그리고 저출산 수요 부족에 직격탄을 맞아 디플레이션이 장기화한다.
     
일본이 그랬다. 1995년에 디플레이션에 들어간 시점은 단카이 세대(일본의 베이비 붐 세대)가 40대 후반에 불과했다. 아직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시작도 안 된 시기였다. 부동산 버블 붕괴의 후유증으로 디플레이션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곧이어 저출산에 의한 수요 부족이 뒤따르면서 디플레이션이 장기화하였다. 그래서 일본의 디플레이션을 부동산 버블 붕괴와 저출산이 합작한 ‘부동산-수요 복합 디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다음은 정책적 이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변수가 있다. 하나는 정년연장이다. 정년이 지금보다 5년 정도 연장되면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지나는 시점도 5년이 더 길어진다. 여성 인력의 경제활동 참여가 지금보다 늘어나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대부분 선진국은 남성과 여성 간의 경제활동참가율 격차가 10%p 정도에 불과하다. 남성 80%, 여성 70%, 그래서 75% 정도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일반적이다. 
     
일본과 우리나라만 유독 80%, 60%의 20%p 격차다. 일본은 아직도 그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사정이 조금 다르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고 청장년 세대를 중심으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 디플레이션 진입 시기도 연기된다. (자세한 내용은 도서를 참조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초대형 부동산 버블 붕괴만 없다면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진입 시기는 2030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단, 2030년 이전이라도 버블 붕괴가 발생하면 그 시점이 바로 디플레이션의 시작이라고 봐도 좋다) 그렇다고 해서 2030년까지는 우리 경제가 활발하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말라. 우리 경제는 수출이 간신히 버텨주고 있을 뿐, 내수는 이미 디플레이션에 빠진 상태다. 앞으로 2030년까지 우리 경제는 만성적인 저성장-저물가-저금리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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