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Dec 06. 2016

04. 야근은 필수, 철야는 선택

<직장 정글의 법칙>


나신입(나몰라 신입) / 허대리(허당 대리)/ 이과장(이기적 과장) / 백차장(백여우 차장) / 장부장(장남아 부장)


퇴근 직전 장부장이 폭풍 업무 지시를 쏟아낸다.

“이과장! 내년 신제품 발표 계획표 좀 다시 짜. 이게 뭐야? 상반기에만 집중돼 있잖아. 오늘 중에 다시 해서 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퇴근해.”

부장이 나가자마자 허대리가 말한다.

“과장님, 오늘도 야근 당첨인데 저녁이나 먹고 할까요?”

그러자 이과장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배고프면 허대리랑 신입은 나갔다 와. 난 안 먹을래.”
“에이, 그러지 말고 나가요. 떡볶이 어떠세요`?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지 전 매콤한 게 땡기네요.”

이과장이 계속 거절하자 허대리가 다시 졸랐다.

“과장님한테 사달라고 할까 봐 그러시죠`? 제가 쏠게요.” 그러자 이과장이 정색하고 말했다.
“돈 때문에 이러는 게 아냐. 저녁까지 먹고 일하면 야근이 아니라 철야를 하게 될 거 같아서 시간 아끼려고 그래. 커피나 한잔 마시고 일할래. 빨리 끝내야 집에 들어가야지.”
“그건 그러네요. 저녁 먹는다고 나갔다 오면 한 시간 후딱 가고, 그럼 야근이 철야 되고…….”

씁쓸한 표정으로 시계를 바라보는 허대리에게 신입이 물었다.

“그럼 끼니까지 거르면서 집에도 못 가고 밤낮없이 일하는 게 직장 생활인가요?”

이과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했다.

“직장 생활이라는 게 다 그래. 남들은 우리더러 넥타이부대라고, 아침마다 양복 입고 출근하는 게 부럽다지만 사실 넥타이 매고 정글로 들어오는 거잖아.”

직장 정글의 법칙

야근을 밥 먹듯이,
커피를 보약 처럼,
업무를 내 몸같이,
회사를 내 집같이 산다.

그래도 내 일이니까.
내 일이 있어서 내일(tomorrow)이 있으니까
전투복을 입고 전투화의 끈을 단단히 조인 채
오늘 아침도 직장 정글로 향한다.
맹수보다 더 무서운 상사와 동료와 고객의 공격에,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낭떠러지에 위태롭게 서 있는 심정으로
'네버엔딩'야근을 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02. 과연 디플레이션이 올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