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Dec 08. 2016

08. 속내를 드러내는 시선을 읽어라.

<마음을 숨기는 기술>

무엇이 우리의 공포 반응을 불러일으킬까? 귀에 들리는 소리? 손에 느껴지는 촉감? 아니면 눈으로 목격하는 무서운 사물? 대부분의 경우 세 번째일 확률이 높다.

귀로 듣는 것은 추상적이고, 눈으로 보는 것은 실제적이다. 직접 목격하는 대상이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는 것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그 사람이 아무리 말을 잘한다고 해도 당신은 약간의 공포만을 느낄 뿐이다. 하지만 만약 이야기 속 그 장소를 당신이 직접 목격한다면? 그때의 공포감은 귀로 ‘들었을 때’보다 훨씬 더하다.

눈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느낌을 줄 뿐 아니라 외부 세계에 직접적인 반응을 보인다. 동공 실험이 단적인 예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물을 봤을 때 동공이 커지며, 싫어하는 사물을 보면 동공이 작아진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사람의 천성과 관련이 있다. 동공이 확장되면 사람은 최대한 자신이 좋아하는 사물을 관찰할 수 있다. 반대로 동공의 축소는 눈앞의 사물로부터 도피하여 부정적인 자극을 피하고 싶다는 의미를 지닌다. 물론 동공의 변화는 매우 세밀한 것이어서 일반인들은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래서 어떤 일을 마주했을 때 만약 동공에만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 사람은 분명히 마음 숨기기의 고수다. 내면적으로는 엄청난 심적 동요가 일어나고 있을지 몰라도 겉으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시각적인 자극을 받으면 동공뿐 아니라 시선을 돌린다든가 시선이 흔들리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이런 사람은 생각을 들키기 쉬우며 마음을 잘 숨기지 못하는 부류에 속한다.

FBI는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사람의 눈에 나타나는 변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적이 있다. 연구 결과 창피함을 느끼거나 잘못을 저질러 마음이 불안하고 난처하고 공포를 느끼는 등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시선을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극을 준 사물을 계속 주시하지 못한다. 이때 사람은 최대한 자기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물로 시선을 전환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빨리 없애려 한다.

상대방이 만약 당신의 감정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아직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시선을 돌림으로써 감정을 추스르는 것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방이 당신의 감정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경우다. 이때는 시선을 돌려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이미 늦었다. 게다가 상대는 그 행동을 통해 당신이 지금 무언가를 숨기려 한다고 확신하게 된다. 그러니 이미 꼬리를 잡혔다면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시선이 너무 흔들리지 않게 주의하라. 그래야만 마음을 숨길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은 마음을 숨길 때는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영원히 남에게 속내를 들키지 않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선은 가장 적절한 장소에서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진짜 마음을 숨기고 싶다면 시선을 통제해서 상대에게 ‘가짜 상황’을 믿게 만들 수 있다. 현실에서도 이런 방법은 자주 볼 수 있다.

이를테면 당신이 옷을 하나 사려고 옷가게에 들어갔다고 하자. 옷가게 사장은 당신이 사고 싶은 옷이 20만 원이라고 했다. 사실 사장은 이 옷을 12만 원에 샀으므로 충분히 이문이 남는다. 하지만 당신이 가격을 깎고 깎아서 16만 원에 달라고 하면 사장은 그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 가격에는 절대 팔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당신에게 “내가 16만 원에 옷을 가져왔어요. 그러지 말고 조금만 더 내세요.”라고 말한다. 이는 사장이 마음속으로 가상의 시나리오를 하나 구상해 놓고 당신을 그 시나리오 속으로 끌어들여 실제 가격을 숨기고 있는 상황이다.

마음 숨기기는 일종의 심오한 학문으로, 변하지 않는 고정된 비결이나 요령은 없다. 살아 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때에 따라 융통성 있게 활용해야만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02. 짧고 명쾌한 핵심 메시지를 개발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