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정글의 법칙>
점심시간, 이과장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요즘 점심값이 너무 비싸. 5000원짜리는 찾아볼 수도 없고 먹었다 하면 6, 7000원은 기본에 만 원짜리도 있어. 으악!”
옆에 있던 허대리가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맞아요. 거기에다가 테이크아웃 커피라도 한잔 마시면 헉…….”
“나 요즘 보릿고개거든. 월급은 이미 다 빠져나갔고. 허대리, 우리 오늘부터 다음 달 월급날까지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점심때울래?”
그렇게 며칠 동안 이과장과 허대리는 점심을 편의점에서 해결했다.
1주일 후 점심시간.
“허대리. 밥 먹으러 편의점 가자. 나 보고서 준비 안 돼서 빨리 먹고 와야 해.”
허대리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아……, 오늘은 과장님 혼자 다녀오세요.”
“왜? 오늘은 점심 굶고 일하게? 아니면 엄청나게 싼 밥집을 발견이라도 한 거야?”
“아뇨. 저 컵라면 먹기 지겨워서 오늘은 도시락 싸왔어요.”
“뭐라고? 도시락? 하얀 쌀밥 위에 콩으로 하트 박아놓고 막 그런 도시락?”
“아뇨. 그냥 제가 아침에 먹다 남은 거 좀 싸왔어요.”
이과장이 반기며 달려든다.
“그래? 어디 허대리 도시락 싸는 솜씨 좀 보자. 엉? 열어봐.”
도시락을 본 이과장, 갑자기 숟가락으로 밥을 꾸욱 찔러본다.
‘뭐지? 이 느낌은?’
이상한 생각이 든 허대리가 묻는다.
“아니, 과장님.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그러자 이과장이 말했다.
“아아, 나 지금 못 먹는 감 찔러나 본 거야. 내가 학교 다닐 땐 계란이 귀했거든. 어쩌다 계란 프라이를 넣을 땐 엄마가 밥 밑에 다가 깔아주셨어. 허대리 도시락에도 계란 프라이가 깔려 있는지 찔러본 거야. 깔려 있어도 나는 못 먹을 테니까 나한테는 못 먹는 감이지 뭐. 하하!”
직장 정글의 법칙
취업 포털 '잡코리아'의 조사 결과, 직장인들이 사랑하는 점심 메뉴는 김치찌개, 백반, 돈가스, 김밥 순이었고 직장인의 점심 끼니 비용은 2009년 평균 5,193원에서 매년 약간씩 상승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는 지난해보다 평균 269원이 증가해 6,500원대에 접근했고, 올해 들어서는 직장인들이 점심값으로 쓰는 돈의 규모가 하루 평균 6,488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무려 1,295원이나 상승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때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유명 브랜드의 점퍼가 부모님의 등골을 휘게 한다는 뜻에서 등골브레이커로 통하기도 했고 취준생들에겐 고가의 정장이 등골브레이커로 통하기도 했다.
이제는 점심값이 직장인의 등골브레이커로 급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