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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Dec 27. 2016

08. 으스스한 드라큘라의 실제 마을_루마니아

<내 차로 가는 세계 여행 1>

비밀스러운 방과 좁은 복도의 으스스한 성


국경을 넘자마자 과거로 시간여행

헝가리 국경에서 한 시간을 달려왔을 뿐인데 국도변의 마을 입구부터 비포장입니다. 비록 동유럽이라고 해도 엄연한 유럽 땅인데 중앙아시아처럼 낡은 마차가 짐을 싣고 다니고 나귀를 끌고 다닙니다. 아직도 도끼로 장작을 패서 난방을 합니다. 운치 있는 벽난로용 장작도 아니고 보일러용 장작입니다. 마을 지역을 벗어나 시골길로 들어서니 며칠 만에 40년 전으로 되돌아온 기분입니다.

“시골 마을 특유의 정감, 느껴지시나요?”


시비우의 ‘감시하는 눈’

이 동네 지붕들의 모양새는 참 특이합니다. 지붕의 기와부분에 흘겨보는 듯한 눈들이 두 개, 혹은 네 개씩 자리하고 있습니다. 웃음을 자아내는 모양새지만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창문입니다. 그 옛날 이 지역을 차지한 작센인들은 이 창문을 통하여 주민들을 몰래 감시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색출하여 잡아들이는 등 통치를 위한 수단으로 삼기 위해 일부러 이런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수세기 후 차우세스쿠도 저 창문을 이용하여 시민을 감시했다고 합니다. 그 시절 모든 언론과 인쇄물은 검열을 받았고, 전화는 도청되었으며, 심지의 개인의 편지도 개봉한 채 배달되기 일쑤였다고합니다. 이웃 중 누가 밀고자인지 알 수 없어 불신 풍조가 팽배했고 친인척간에도 교류를 할 수 없었다고 숙소의 호스트가 말했습니다.

"이 도시와 아무 관계없는 지나가는 여행자임에도
괜스레 뒤통수가 근질거려 뒤돌아 보면
어김없이 저 게슴츠레한 눈매의 창문이 나를 흘겨보고 있어
섬뜩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드라큘라의 전설이 태어난 브란 성

루마니아의 명물, 그 유명한 드라큘라 성입니다. 명성에 어울리게 가파른 언덕 위에 높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드라큘라가 뾰족한 첨탑 위에서 숨어서 내가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


가장 신빙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드라큘라 이야기는 이것입니다. 사람의 피를 먹는 드라큘라는 실제 없었는데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라는 양반이 블라드 체페쉬라는 이름의 고대 루마니아 군주에게서 영감을 얻어 1897년에 ‘드라큘라’라는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해가 저물고 땅거미가 지면 정상인에서 흡혈귀로 변하는 드라큘라. 죽도록 사랑한 남자가 피를 마셔야 사는 드라큘라. 늑대와 달. 동이 트기 전에 성으로 돌아와야만 하는 백작. 세간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신비롭고 멋진 설정이 가득합니다. 이 성에서 영화가 촬영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외관의 색상이나 모양, 위치, 또 성 내부의 좁고 비밀스러운 방과 통로 등이 드라큘라의 음침하고 으스스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건 사실입니다. 어쨌건 이를 잘 활용하여 루마니아의 대표 관광 상품화한 건 참 바람직스러웠습니다.


성에서 나와 수도 부쿠레슈티(Bucharest)의 시내로 진입하지 않고 그냥 외곽으로 벗어났습니다. 지우르지우에서부터 유럽의 많은 나라를 거치며 유유히 흘러온 도나우 강이 국경선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도나우 강을 건너면 불가리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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