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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03. 2017

00. <내 차로 가는 세계여행 2> 연재 예고

<내 차로 가는 세계여행 2>

일생에 한 번은 세계를 여행하라.
내 차로 떠나는 지구 두 바퀴 반!

가슴 한 켠에 뭔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 미국 그랜드캐니언(남쪽)


세상이 넓다는 것을 내게 처음 가르쳐 준 것은 차, 바로 자동차였습니다. 어릴 적부터 차를 탈 때는 언제나 앞자리를 택했습니다. 앞이 전망이 좋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운전기사의 동작을 보며 운전을 훔쳐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때는 차를 타고 먼 길을 등하교 하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고등학교 때는 통학 열차를 타고 다니는 동무들이 아예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들이 새벽별을 보고 나와 다시 별이 뜬 늦은 밤에야 겨우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말입니다.

# 미국 그랜드캐니언(북쪽)



꽃이 만발하던 지난 4월 19일. 그렇게 좋아하던 차를 직접 운전하며 그토록 동경하던 너른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을 출발할 때 드디어 떠난다는 걸 실감하고 느꼈던 그 감격과 불안함, 시베리아를 달리며 처음 보는 지평선의 감동, 몽골의 드넓은 초원을 질주하며 내지른 함성, 카자흐스탄의 지겹게 곧은 도로에서의 시샘, 키르기스스탄의 황홀한 자연에의 복종감, 타지키스탄 파미르에서 느꼈던 장엄함과 겸허함…. 이 모든 것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중앙아시아를 지나오며 겪었던 많은 고난과 난관, 힘들었던 순간들이 어느덧 이제는 하나 둘 추억으로 변하여 지금은 기쁘게 되새김질로 즐기고 있습니다.

# 미국 그랜드캐니언-전망대 가는 길



러시아와 에스토니아의 국경을 넘으며 유럽으로 들어올 때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1일이었습니다. 약 4개월간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의 많은 국가들을 열심히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았고,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으며 그만큼 많은 사연들이 저절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모든 것 또한 시일이 지나면 지금의 기억에서 추억으로 바뀔 것입니다. 그중 어떤 것은 금방 잊혀질 것이고, 또 어떤 것들은 오래도록 뇌리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가급적 많은 것을 기억에 담아 두고 싶지만 그건 애시당초 내 한계를 벗어나는 힘든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아직 다 못한 여행이니 이제부터라도 시간이 흘러간다는 초조함에 내 인생의 가치와 우리 인생의 소중함을 빼앗기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마음을 다잡아야겠습니다.


남미·북미 여행 경로

기간 :  2015년 10월 23일 ~ 2016년 07월 11일

이동 경로 : (모로코) ⇢ 쿠바 ⇢ 브라질 ⇢ 아르헨티나 ⇢ (칠레 ⇢ 아르헨티나 ⇢) 칠레 ⇢ 볼리비아 ⇢ 페루 ⇢ 에콰도르 ⇢ 콜롬비아 ⇢ 파나마 ⇢ 코스타리카 ⇢ 나콰라과 ⇢ 온두라스 ⇢ 과테말라 ⇢ 멕시코 ⇢ 미국 ⇢ 한국




지은이 | 조용필


되돌아보면 나는 언제나 욕심이 많았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이를 보면 미술을 배우고 싶었고,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을 보면 노래도 배우고 싶었고, 춤 잘 추는 사람을 보면 춤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늘 욕심만 앞섰을 뿐 노력은 하지 않았습니다.

밤새 군대시절의 악몽에 시달리니 갈증이 심했습니다. 냉수를 마시고 나니 식탁에 막내의 신검통지서가 있었습니다. 거울에 비친 놀란 이는 이미 50세를 훌쩍 지난 중늙은이었습니다. 세월은 그렇게 무서웠습니다. 

먼지가 뽀얗게 쌓인 내 꿈을 그냥 폐기처분해야 할 건지 꺼내서 털고 다듬어 완성해야 할 건지 망설였습니다. 멀쩡히 살던 집을 빼앗겨 본 적도 있는데 뭘 겁내냐며 전세금 빼서 같이 가자고 나선 아내와 막내에게 감사합니다.

우여곡절, 15개월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는데…….
또 다른 여행을 꿈꾸고 있는 나를 보니 나는 욕심이 많은 인간임이 분명합니다.




 [연재 목차와 일정]

01. 뜨거운 모래와 현란한 색의 아프리카_모로코 
02. 산맥과 물길의 끝, 세상의 끝이 있는_아르헨티나

03. 바람이 지배하는 장엄한 땅_칠레

04. 볼리비아 세계인의 버킷리스트 1번, 우유니의 땅
05. 남미의 자존심, 남미 여행의 진수
06. 에콰도르 남미의 작은 보물창고
07. 콜롬비아 엘도라도의 전설이 난 황금의 땅 
08. 코스타리카 태초를 간직한 초록의 밀림
09. 온두라스 살인율 세계 2위의 살벌한 동네
10. 콰테말라 마야 문명의 역사를 품다
11. 멕시코 독창적인 문화의 집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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