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Jan 10. 2017

05. 왕유를 떠나 보내며 _맹호연(孟浩然)

<꽃 지는 시절 그대를 다시 만나다> 

寂寂竟何待(적적경하대) 적적한 나날 끝내 무얼 기다릴까

朝朝空自歸(조조공자귀) 날마다 허전하게 홀로 돌아오네
欲尋芳草去(욕심방초거) 방초를 찾아 떠나가려니
惜與故人違(석여고인위) 친구와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구나
當路誰相假(당노수상가) 요로에 있는 사람 누가 날 도울까
知音世所稀(지음세소희) 날 알아주는 친구는 세상에 드물지
只應守寂寞(지응수적막) 아무래도 적막이나 지켜야 할 듯
還掩故園扉(환엄고원비) 돌아가 고향집 사립문이나 닫으리라    

- 留別王侍御維(유별왕시어유) : 이 시의 제목으로 『전당시(全唐詩)』에 나오는 제목이다. ‘유별왕유(留別王維)’로 된 판본도 있다. 유별(留別)은 떠나는 처지에서 헤어지는 것을 말한다. 머물러 있는 처지에서는 송별(送別)이 된다. 시어(侍御)는 왕유의 관직명이다. 왕유는 맹호연을 천거한 장본인이다.
     
- 寂寂竟何待(적적경하대) : 적적(寂寂)은 외롭고 쓸쓸한 모습을 가리킨다.
     
- 朝朝(조조) : ‘아침마다’의 뜻으로 매조(每朝)와 같다.
     
- 芳草(방초) : 향기로운 풀. 이 구절은 고향으로 낙향하는 것을 뜻한다. 경(竟)은 ‘끝내’의 뜻이다. 하대(何待)는 ‘무얼 기대하나’의 의미다.
     
- 當路誰相假(당노수상가) : 당로(當路)는 요로에 있는 권세가를 지칭한다. 상가(相假)는 나에게 힘을 빌려준다는 뜻이다.
     
- 知音(지음) :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친구를 가리킨다.
- 只應守寂寞(지응수적막) : 지응(只應)이 지인(祇因)으로 된 판본도 있다. 적막(寂寞)은 적막한 은거 생활을 지칭한다.
     
- 還掩故園扉(환엄고원비) : 엄(掩)은 닫을 폐(閉)의 뜻이다. 외부 사람과의 왕래를 끊는다는 의미다. 고원(故園)은 고향 집을 가리킨다.    




‖감상‖
이 시는 맹호연이 왕유와 작별하며 지은 것이다. 당시의 권세가들에 대한 원망과 친구와의 이별에 대한 아쉬움을 담고 있다. 당시 그는 뒤늦게 나이 마흔이 되어 장안으로 나가 벼슬길을 찾았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다시 귀향해야 하는 처지였다. 제1~2구는 불행한 장안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3~4구는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와의 이별이 아쉬워 망설이게 되는 모순된 심리를 드러냈다. 제5~6구는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권세가들과 세상에 대한 원망을 토로했다. 제7~8구는 엄비(掩扉) 등의 표현을 통해 다시는 세상에 나오지 않을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의 이런 결의는 세상에 대한 원망을 달리 표현한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02. 깨자마자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