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는 시절 그대를 다시 만나다>
寂寂竟何待(적적경하대) 적적한 나날 끝내 무얼 기다릴까
朝朝空自歸(조조공자귀) 날마다 허전하게 홀로 돌아오네
欲尋芳草去(욕심방초거) 방초를 찾아 떠나가려니
惜與故人違(석여고인위) 친구와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구나
當路誰相假(당노수상가) 요로에 있는 사람 누가 날 도울까
知音世所稀(지음세소희) 날 알아주는 친구는 세상에 드물지
只應守寂寞(지응수적막) 아무래도 적막이나 지켜야 할 듯
還掩故園扉(환엄고원비) 돌아가 고향집 사립문이나 닫으리라
- 留別王侍御維(유별왕시어유) : 이 시의 제목으로 『전당시(全唐詩)』에 나오는 제목이다. ‘유별왕유(留別王維)’로 된 판본도 있다. 유별(留別)은 떠나는 처지에서 헤어지는 것을 말한다. 머물러 있는 처지에서는 송별(送別)이 된다. 시어(侍御)는 왕유의 관직명이다. 왕유는 맹호연을 천거한 장본인이다.
- 寂寂竟何待(적적경하대) : 적적(寂寂)은 외롭고 쓸쓸한 모습을 가리킨다.
- 朝朝(조조) : ‘아침마다’의 뜻으로 매조(每朝)와 같다.
- 芳草(방초) : 향기로운 풀. 이 구절은 고향으로 낙향하는 것을 뜻한다. 경(竟)은 ‘끝내’의 뜻이다. 하대(何待)는 ‘무얼 기대하나’의 의미다.
- 當路誰相假(당노수상가) : 당로(當路)는 요로에 있는 권세가를 지칭한다. 상가(相假)는 나에게 힘을 빌려준다는 뜻이다.
- 知音(지음) :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친구를 가리킨다.
- 只應守寂寞(지응수적막) : 지응(只應)이 지인(祇因)으로 된 판본도 있다. 적막(寂寞)은 적막한 은거 생활을 지칭한다.
- 還掩故園扉(환엄고원비) : 엄(掩)은 닫을 폐(閉)의 뜻이다. 외부 사람과의 왕래를 끊는다는 의미다. 고원(故園)은 고향 집을 가리킨다.
‖감상‖
이 시는 맹호연이 왕유와 작별하며 지은 것이다. 당시의 권세가들에 대한 원망과 친구와의 이별에 대한 아쉬움을 담고 있다. 당시 그는 뒤늦게 나이 마흔이 되어 장안으로 나가 벼슬길을 찾았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다시 귀향해야 하는 처지였다. 제1~2구는 불행한 장안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3~4구는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와의 이별이 아쉬워 망설이게 되는 모순된 심리를 드러냈다. 제5~6구는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권세가들과 세상에 대한 원망을 토로했다. 제7~8구는 엄비(掩扉) 등의 표현을 통해 다시는 세상에 나오지 않을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의 이런 결의는 세상에 대한 원망을 달리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