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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16. 2017

09. 살인율 세계 2위의 살벌한 동네_온두라스

<내 차로 가는 세계 여행 2>

낮은 확률. 그러나 내가 당하면 불운 100


혼란 그 자체, 온두라스의 입국장

니콰라과를 떠나 온두라스 입국장으로 넘어왔습니다. 니콰라구아를 떠나 온두라스로 가려 해도 돈을 내어야만 건너갈 수 있습니다. 출국세는 1인당 US 2달러씩입니다. 저 푸른 색 창구안에서 여권을 전산 조회하고는 세관직원이 뒤쪽 문을 열고 나와서 현금을 직접 수령합니다. 창구안에서 돈을 받고 영수증을 발급하면 될 텐데 무슨 시스템이 이런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중미에서는 온통 이런 일투성이입니다. 견공도 출국장 바닥에 누워있습니다. 확실히 이곳은 개판입니다.



불안한 치안 속 마야 유적지 탐방

니콰라과를 떠나 온두라스로 넘어왔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큰 면적의 국토에 약 900만 명의 인구가 사는 온두라스는 사실상 별 유명한 볼거리가 없는 나라입니다. 대신 무시할 수 없는 소문이 있습니다. 온두라스는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와 함께 중미에서 치안이 나쁘다고 소문이 자자한 나라입니다. 불안합니다. 이틀 동안 곧장 차를 달려 국경 근처의 유명한 유적지 코판(Copan) 을 찾았습니다.

대광장을 비롯한 5개의 광장이 있으며 이를 둘러싼 각 방향에 위치한 피라미드식 신전, 신관의 주거지들이 파괴되고 허물어진 채 초라하게 보존되고 있습니다. 양철지붕 한 장으로 비와 직사광선을 피하고 있는 마야 석상에게 왠지 내가 괜히 미안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곳 마야 문명은 기원전 5세기에 시작되었으며 8세기경에 가장 부흥했다고 합니다. 1,500년 전 별다른 장비도 없었을 그 당시에 이렇게 깊은 부조를 조각했다는 그 사실이 놀랍습니다. ‘아메리카의 아테네’라고 불리는 데 저절로 동의하게 됩니다.


유적 곳곳의 계단이나 비석 그늘에서 사색을 즐기거나 명상에 잠겨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확실히 유적보다는 아름답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이 세상을 스쳐 지나가는 존재이고, 유적은 잘 보존되어 대대로 후손에게 전해져야 할 인류의 재산입니다.



구멍가게조차 철창을 친 나라

세계에서 첫 번째로 살인율이 높은 나라는 엘살바도르, 살인율이 두 번째로 높은 나라는 엘살바도르 옆이 바로 이 온두라스입니다.


아무리 치안이 나쁘다고 해도 분명히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내가 당하면, 내겐 100%의 불운이고 그 데미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런 나라일수록 움츠러듭니다. 음료수를 싣고 가게로 배달을 다니는 화물차에서도 무장한 경관이 먼저 내려 주변을 살피는 나라입니다. 작은 구멍가게조차 철망 안에서 영업합니다. 철망 사이로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전달 받고 있는 나라입니다. 슈퍼마켓 입구에도 무장 경호원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 무서운 나라를 무사히 지나지 않고는 과테말라로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정을 최대한 간략하게 조정하여 온두라스를 통과하였습니다. 일요일 오후 4시 섭씨 38도의 숨 막히는 무더위 속에 온두라스에서 과테말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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