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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16. 2017

08. 까마귀 밤에 우니 _이백(李白)

<꽃 지는 시절 그대를 다시 만나다>

黃雲城邊烏欲棲(황운성변오욕서) 누런 구름 걸린 성벽에 까마귀들 둥지

歸飛啞啞枝上啼(귀비아아지상제) 돌아오는 길에 나뭇가지서 깍깍 우니
機中織錦秦川女(기중직금진천녀) 베틀 위 진천 아가씨 오늘도 베를 짜네
碧紗如煙隔窓語(벽사여연격창어) 벽사창 사이에 두고 혼자 속삭이듯
停梭悵然憶遠人(정사창연억원인) 베틀 북 손에 든 채 떠난 임 그리워
獨宿空房淚如雨(독숙공방루여우) 독수공방에 눈물 비 오듯 하네    

- 烏夜啼(오야제) : 이 시의 제목인 오야제(烏夜啼)는 고악부의 제목이다. 남북조시대 남조 송나라의 유의경(劉義慶)이 좌천되었을 때 까마귀가 그의 애첩에게 내일이면 돌아올 것이라고 알려준 일화가 있다. 그 사정을 노래한 것이 이 곡의 시작이다. 그러나 현존하는 나머지 노래들은 밤에 여인을 찾아왔던 남자가 날이 밝기 전에 까마귀 우는 소리를 듣고 떠나는 것을 읊은 내용이다.
     
- 黃雲(황운) : 황혼녘의 구름을 가리킨다.
     
- 啞啞(아아) : 까마귀가 ‘깍깍’ 우는 소리를 형용한 말이다.
     
- 秦川女(진천녀) : 『진서(晉書)』 「열녀전(列女傳)」에 나오는 진(晉)나라 두도(竇滔)의 처 소혜(蘇蕙)를 말한다. 소혜는 미인으로 글도 잘 지었다. 남편이 지금의 섬서성과 감숙성 동부 진천(秦川)의 장관으로 있다가 죄를 지어 유사(流沙) 지역으로 좌천된 뒤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다. 소혜가 남편을 생각하며 840자의 회문시(回文詩)를 비단에 짜 남편에게 보냈다. 이에 감동을 받은 두도가 아내를 자신의 임지로 불러들였다.
     
- 碧紗(벽사) : 남빛이 도는 엷은 비단을 지칭한다.
     
- 獨宿空房(독숙공방) : 홀로 자는 텅 빈 방으로 독수공방(獨守空房)과 통한다.    




‖감상‖
제5~6구인 ‘정사창연억원인(停梭悵然憶遠人), 독숙공방루여우(獨宿空房淚如雨)’ 구절이 판본에 따라 ‘정사문인억고부(停梭問人憶故夫), 독숙공상류여우(獨宿空床淚如雨)’ 또는 ‘정사향인문고부(停梭向人問故夫), 지재류사방여우(知在流沙淚如雨)’로 되어 있는 등 다양하다. 이는 이 시의 조탁에 작자가 얼마나 애썼는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제1~2구는 황운과 까마귀 등을 등장시켜 깊은 근심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제3~4구는 진천녀가 속삭이는 내면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제5~6구는 낭군을 그리는 진천녀의 슬픔을 생생히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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