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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an 17. 2017

09. 복숭아꽃 개울 _장욱(張旭)

<꽃 지는 시절 그대를 다시 만나다>

隱隱飛橋隔野煙(은은비교격야연) 아스라이 높은 다리 들 안개에 가렸는데

石磯西畔問漁船(석기서반문어선) 큰바위 서쪽에서 어부에게 물어보다
桃花盡日隨流去(도화진일수유거) 복숭아꽃 하루 종일 물 따라 흘러오니
洞在淸溪何處邊(동재청계하처변) 도원동은 맑은 시내 어디쯤 있소    

- 桃花溪(도화계) : 이 시의 제목으로 도화원(桃花源)의 시내를 말한다. 호남성 무릉(武陵)에 도화원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으나 믿기 어렵다. 여기서는 양쪽 언덕에 복숭아나무가 줄지어 서 있고 거기서 떨어진 복숭아꽃이 떠내려가는 보통의 시내를 가리킨다. 작자는 그 시내를 보면서 도연명의 도화원을 떠올린 것이다. 「도화계」를 쓴 장욱은 하지장과 사돈 관계이다. 두 사람 다 서예에 일가견을 이뤘다. 당시 사람들이 두 사람을 통칭해 ‘하장(賀張)’으로 부른 이유다.
     
- 隱隱飛橋隔野煙(은은비교격야연) : 은은(隱隱)은 희미해 분명하지 않은 모습을 형용한 말이다. 비교(飛橋)는 마치 나는 것처럼 높은 다리를 뜻한다. 격(隔)은 ‘~을 사이에 두다’의 뜻이다.
     
- 石磯西畔問漁船(석기서반문어선) : 석기(石磯)는 물가에 튀어나온 바위를 가리킨다. 서반(西畔)은 서쪽의 의미다. 어선(漁船)은 어선을 타고 고기잡이하는 어부를 가리킨다.
     
- 洞在淸溪何處邊(동재청계하처변) : 동(洞)은 동굴로 무릉도원에 있다는 도원동(桃源洞)을 가리킨다. 하처변(何處邊)은 어디쯤 있는지 물었다는 뜻이다.    




‖감상‖
이 시는 도연명의 오언고시 「도화원기(桃花源記)」를 연상해 지은 것이다. 왕유도 「도원행」을 지은 바 있다. 이들이 잇달아 ‘도화’를 언급한 것은 무릉도원이 오랫동안 세파에 지친 인간들에게 하나의 이상향으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제1~2구는 도화원에 다다른 정황, 제3~4구는 도화원을 확인하는 정황을 그렸다. 꿈과 현실, 이상향과 속세가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장자』에서 나비가 장자인지, 장자가 나비인지 구별이 안 되는 정황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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