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는 검은 접시에 담아라>
이자카야는 퍼스트드링크(처음 주문한 술이나 음료)를 빨리 내려고 여간 신경 쓰는 게 아니다. 예전에 쇼야(庄屋, 일본의 대중술집 체인점-역주)에서는 처음으로 주문받은 술을 30초 안에 손님에게 내가지 못하면 점장과 직원의 태도를 바로잡으라는 말도 있었다. 또 과거에 쇼야의 한 점포에는 식품 창고 곳곳에 ‘드링크는 30초 안에 제공!’이라고 쓰인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왜 퍼스트드링크 제공 속도에 열을 올리는가?
흔히 음식점에서는 “퍼스트드링크를 2분 이내에 제공하라”라고 한다. 이처럼 음식점에서는 퍼스트드링크, 즉 건배 드링크의 제공 속도를 중요시한다. 왜냐하면 고객으로 하여금 음식의 첫 스타트를 기분 좋게 끊도록 함으로써 매장의 첫인상을 좋게 하고, 이후 서비스를 하는 데 어드밴티지를 얻고 싶기 때문이다.
음식점에서는 ‘서비스 스토리’가 중요하다. 서비스 스토리란 고객을 맞이하고 배웅할 때까지 서비스의 흐름을 가리킨다. 그 흐름을 끊지 않고 식당에 있는 내내 고객이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게 스토리를 연출하는 것이 고객을 만족시키는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접객)의 실현으로 연결된다.
이 스토리 만들기에서 중요한 점은 고객에게 맞는 연출을 하는 것이다. 처음에 고객이 식당을 이용하는 목적을 추측하고 커플, 가족, 친구 단위 등 각각에게 맞는 연출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번성하는 식당의 일 잘하는 직원은 문을 연 순간부터 고객을 유심히 관찰한다. 이것은 입구에서, 즉 서비스의 시작에서부터 승부가 시작된다는 뜻이다.
좀 더 말하자면 고객이 식당에 한 발을 들인 순간부터 ‘서비스 스토리’가 시작된다. 그리고 첫 주문으로 이어진다. 식당에 들어온 순간 그곳의 첫인상이 좋으면 식당에 대한 이후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이것이 마지막까지 이어지면 계산할 때 ‘좋은 식당이었다’라는 인상을 받는다.
매장 안에 들어갔을 때 고객이 환영받는 분위기를 느끼면 만에 하나 서비스 도중 클레임이 발생했다고 해도 문제가 크게 번지지 않고 해결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왜냐하면 고객에게 이미 ‘기분 좋은 식당’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첫 고객과의 접점이자 음식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 퍼스트드링크는 어느 식당이든 특히 신경 써야 할 중요한 포인트다.
첫인상의 중요성
이번 퍼스트드링크 제공 시간 조사에서는 안타깝게도 시로키야만이 ‘2분 이내’를 통과했다. 옛날에 필자가 지인에게 쇼야 씨를 소개받았을 때, 식당의 매니저들이 열심히 “퍼스트드링크가 승부! 30초 안에 제공합니다!”라고 말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이렇게 음식점이 퍼스트드링크의 제공 속도를 중시하는 이유는 식당에 대한 첫 이미지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숙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규모가 큰 이자카야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비단 음식점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첫인상 만들기는 이미지나 브랜드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테마다. 퍼스트드링크, 즉 ‘퍼스트액션’을 의식하고 고객의 첫 ‘WOW(놀라움과 환희를 표현하는 감탄사)’를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