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Jan 23. 2017

07. 잘되는 식당은 입구가 다르다?

<파스타는 검은 접시에 담아라>

장사가 잘되는 음식점에서는 직원들이 늘 입구에 시선을 보내고 촉각을 곤두세운다. 예쁜 여성 고객이 오면 남성 직원은 만면에 미소를 띠며 고객을 맞이한다. 그가 웃은 이유는 손님이 미인이라서일까?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까?

그렇다, 앞장에서도 설명한 ‘초두효과(첫인상 효과)’를 의식하여 그 후의 서비스를 우위에서 진행하기 위해서다. 식당에 들어가면 “어서 오세요!” 하고 위세 좋은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이 또한 음식점의 매뉴얼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다. 보통 음식점 매뉴얼은 세밀하게 정해져 있어 사과 인사 하나도 15도, 30도, 45도의 세 종류로 규정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고객 등 누군가에게 폐를 끼쳤을 때, 진심으로 사과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매뉴얼에는 그렇게 쓰여 있지 않다. 그런데도 “이 손님, 화가 났으니 사과할 때는 30도로 숙여서 인사하는 게 좋지 않을까?”, “물을 엎질러서 손님 옷에 튀었다. 이 경우는 아무래도 45도로 숙여야 할까?”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럴 시간에 어서 사과하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고객에게 미소로 대한다, 정중히 그리팅(접객 인사)을 한다, 바지런히 부싱(정리)을 한다, 깨끗하게 청소한다……. 이는 접객 서비스의 기본이다. 한 단계 한 단계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업에서도 기본 판매과정이 ①접근, ②히어링, ③프레젠테이션, ④클로징, ⑤팔로의 5가지로 나뉜다. 영업사원은 각 과정마다 적절한 행동을 해야 한다.

음식점에서도 이제 한 단계 높은 호스피탈리티(접객)를 실현하려면 서비스의 기본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고객은 ‘식당 직원과 요리와 서비스를 늘 한 세트로 보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서비스의 향상에 힘써야 한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 옷을 사러 갔다고 하자. 판매점이 판매의 기본과정에 맞게 적절한 서비스를 해주면 판매원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고 판매원만이 아니라 상품인 옷에 대한 평가도 높아져서 구입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음식점에도 손님맞이에서부터 배웅까지 서비스에 ‘스토리’가 있다. 그 흐름을 멈추지 않고 고객이 시종 편안하게 보낼 수 있게 스토리를 연출해야 손님을 훌륭히 접대할 수 있다.

이러한 스토리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맞춘 연출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고객의 식당 이용 목적을 추측・관찰하고 커플, 가족, 친구 등 각각에 상응하는 연출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고객을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입구’가 중요하다. 고객이 식당 안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스토리 서비스’가 시작되니까.

음식점에서는 고객이 식당에 머무는 시간을 쾌적하게 보낼 수 있도록 스토리에 따라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스토리의 프롤로그가 첫 ‘입구’ 부분에 해당한다.

그래서 입구는 스토리를 시작하는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어서 오세요”는 ‘새로운 고객이 방문했다. 스토리 연출이 시작되었으니 어서 준비하자’는 신호다. 손님을 맞을 때는 직원이 손님을 보면서 한다. 식당에 들어섰을 때 인상이 좋으면 이후에도 그 느낌이 쭉 남아서 마지막에 계산할 때 “좋은 식당이었다”라고 평가하게 된다. 이러한 스토리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본 서비스에 충실해야 한다. 이것도 ‘초두효과’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식당에 들어올 때는 입구에서 고객을 기다리게 하지 말자. 직원끼리도 서로 협력하여 입구에 서 있는 고객을 되도록 신속하게 맞이하고 안내해야 한다.

고객이 식당에 들어왔을 때 환영받는 분위기를 느끼면 만에 하나 직원이 서비스 도중에 실수를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갈 것이다. 왜냐하면 식당에 들어오자마자 ‘기분 좋은 식당’이라는 이미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06. 퍼스트 드링크는 몇 초만에 나올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