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완성 스피치 스킬>
발표라는 말만 들어도 식은땀이 나고 긴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발표 시에 긴장한다는 것은 심리적인 원인이 가장 크다. 이때 마음가짐을 컨트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나의 상황을 가정해보자. 새벽 2시, 어렴풋이 잠들려는 순간 베란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심장은 쿵쾅쿵쾅 뛰고 불안감과 두려움이 동시에 전해진다. 놀란 가슴을 안고 골프채를 꽉 움켜쥔 채 조심스레 베란다로 가서 문을 열었더니,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다면 어떨까? 쿵쾅거리던 내 심장은 다시 평소의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올 것이다. 왜곡된 정보로 인해 오해가 생겨 감정의 변화가 밀어닥친 것이다.
두렵다는 것은 내가 지레 겁먹고 상황을 확대하여 해석했기 때문은 아닐까? 발표를 앞둔 나에게 한 번쯤 던져볼 질문이다. 가장 먼저 나의 마음 상태부터 바꿔보자.
아는 것이 힘이다. _ 생각훈련
발표 시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주로 좋지 않은 결과를 예상하는데 이것이 바로 인지적 오류다. 예를 들어 실제 발표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나는 발표를 못 하는 사람이야”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경우다. 다른 경우는 사소한 일을 개념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팀 프로젝트에서 발표자로 나서지 못한 사람이 “나를 추천하지 않는 것을 보니, 사람들은 내가 말을 못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림없어”라고 결론짓는 것이다. 또 다른 경우는 과장하는 경우인데 발표 도중 목소리가 한 번 뒤집히거나 한 문장의 내용이 꼬인 경우 “다 망쳤어. 나는 정말 안 되나 봐. 우리 팀 모두가 나 때문에 엉망이 됐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완전한 성공과 실패로 몰아가는 흑백논리와 유사한 경우가 있다. “오늘 최고의 발표를 하지 못했으니 내 발표는 최악이야”라고 스스로 결론지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발표가 끝난 후 박수를 받고 칭찬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위로하려는 것일 거야, 나를 패배자로 보고 있어”라고 생각하기 등이 있다.
사실 대부분 사람들이 이런 생각 때문에 괴로워한다. 우리는 심리 컨트롤을 연습함으로써 스스로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자. _ 행동훈련
인지훈련으로 ‘생각’을 변화시켰다면 행동훈련으로 ‘행동’을 변화시켜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만사가 귀찮고 아무 데도 나가고 싶지 않지만 억지로라도 밖으로 나가서 친구를 만나면 의외로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한두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처럼 행동은 감정에 직접 영향을 준다.
마음이 불안하면 근육이 더 긴장되고 호흡도 빨라진다. 빠른 호흡과 불안한 마음, 긴장된 근육은 동시에 공존할 수 있는데, 의도적으로 근육을 이완시키거나 호흡수를 느리게 만들면, 상호 억제 현상에 의해서 마음이 불안한 쪽보다 편안한 쪽으로 변화하게 된다. 따라서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피하지 말고 부딪히자. _ 노출훈련
노출기법은 말 그대로 자신이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는 다양한 상황에 의도적으로 직면하는 것을 말한다. 각각의 상황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두려움이 줄어들게 된다. 단계적으로 두렵거나 불안해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방법도 있는데, 지나치게 버거운 상황에 노출될 경우 그 상황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엄청난 두려움이 유발되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때는 감당할 수 있는 것부터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체계적으로 낮은 단계부터 직면하게 되면 상황에 점점 무뎌져서 더 이상 같은 상황에 부닥쳐 있어도 별다른 두려움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발표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힘들어하던 사람이 점차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대중 앞에서 연설할 수 있게 되는 원리라 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이 단계를 만들어보라. 가족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불안감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1단계, 2~3명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주 약한 불안감이 느껴지므로 2단계, 그리고 3~4명의 낯선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불안하므로 3단계, 이런 식으로 순서를 매기다가 20~30명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마지막 순서로 정한다. 다시 강조하자면 상황을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작성할수록 효과적이다.
오픈된 약점은 약점이 아니다. _ 광고기법
광고기법은 발표 불안의 증상을 일부러 먼저 밝히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안면홍조나 목이 빨개지거나 떨림 등의 증상이 보이는 사람은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하기 전에 “연설 경험이 적어 떨린다”라고 미리 밝히면 실수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든다. 연말 줄지어 열리는 각종 시상식을 보면 상을 받은 당사자가 올라와서 꼭 이런 말을 한다. “이 자리에 서니 정말 떨리네요.” 대중의 앞에서 항상 활동하는 사람들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게 되면 또 다른 느낌에 긴장하기 마련이다. 이들이 불안과 두려움을 잠재우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방법도 바로 광고기법이다.
실제 모 기업 대표는 국제적인 경제 컨퍼런스에 초대를 받아 연설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평소 직원들 앞에서 발표를 여러 번 해봤던 터라 떨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연설 직전이 되니 평소 느껴본 적 없는 두려움에 떨리기 시작했다“.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닌데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자 더 떨렸다. 결국 그 대표는 연설을 망치고 말았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데서 입을 떼기조차 힘든 불안증이 찾아왔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발표 학원을 찾아 고민을 털어놓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그가 발표 수업을 들으며 가장 효과를 봤던 것이 바로 광고기법이었다. 떨린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게 다소 부끄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후 발표 자리에서 대표는 “오랜만에 이렇게 연단에 서니 설레기도 하고 참 떨리네요”라고 미리 말한다. 자연스럽게 청중은 웃어주었고 힘찬 박수를 쳐주었다. 이에 대표는 마음이 놓여 안정을 되찾았고 멋진 발표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