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Jan 26. 2017

10. 좋은 식당은 화장실도 다르다.

<파스타는 검은 접시에 담아라>

화장실은 음식점에서 아주 중요한 장소다. 단순히 깨끗한 것을 넘어서 좋은 식당의 화장실은 고객을 편안하게 할 만한 다양한 요소를 갖추었다.

‘깨끗하게 써주세요’는 NG

화장실 벽에 흔히 “깨끗하게 사용해주세요”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이는 아쉬운 식당의 전형적인 예다. 이런 경우, 우선 잘 만들어진 포스터를 찾아보기가 손에 꼽을 정도다. 식당 소개라든지 코스메뉴 소개, 지역정보 등의 POP를 아무렇게나 마구 붙여놓은 곳이 많고, 개중에는 직원 모집 포스터를 붙이는 곳도 있다. 여러분도 화장실 POP를 보고 답답하다고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고객에게 희망사항과 주의점만 상기시키는 포스터는 시시할뿐더러 화장실 환경을 해친다.


악취 제거 스프레이와 세정제 등이 보이는 곳에 놓여 있다.

고객이 허용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화장실에 악취 제거 스프레이와 세정제가 눈에 보이는 곳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식당 측의 태만이다.


세면대 수도꼭지가 수준 이하다.

화장지걸이와 세면대, 쓰레기통 등은 식당 이미지와 통일시키는 편이 좋다. 최근에는 이에 관해 어느 식당이나 비교적 조심하고 있는데, 유독 세면대 수도꼭지만큼은 세면대에 비해 단순하고 흔해빠진 기성제품을 사용하는 식당이 대부분이다. 구석구석까지 통일감을 줄 수 있느냐 아니냐, 이것이야말로 식당 주인이 식당을 열 때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다. 세련되고 특수한 수도꼭지는 수입품이 많고 구하기도 힘들어서 국내의 기성제품에 의지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도꼭지가 세련되면 아주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식당임을 알 수 있으며, 이런 곳이 좋은 식당일 확률이 높다.


청소 후 화장실 바닥이 젖어 있다.

화장실 바닥은 청소되어 있는 것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봐서 물방울이 남아 있으면 안 된다. 바짓단 등이 젖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식당 직원이 생각하는 것보다 고객은 물에 젖은 바닥을 훨씬 싫어한다. “바닥이니 괜찮겠지”라고 마음을 놓아서는 절대 안 된다.

동시에 바닥만이 아니라 세면대 주변이 제대로 닦이지 않은 경우에는 마지막까지 구석구석 주의를 집중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런 곳 중에 좋은 식당은 없다.


쓰레기통에서 쓰레기가 흘러넘친다.

화장실 청소는 어느 빈도로 해야 할까? 야간 영업을 하는 곳의 경우, 실제로 꽤 많은 식당에서 영업개시 전에 화장실 청소를 한 번 하고는 만다. 그 정도가 아니라면 고작 두세 번 더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나머지는 오물이 있을 때만 청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횟수는 너무 적다. 이래서는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을 유지할 수 없다. 화장실은 고객의 사용 상태에 따라서는 심하게 더러워질 수도 있다. 요컨대, 고객이 사용할 때마다 청소하는 것까지는 어렵더라도 자주 체크해야 한다. 1시간에 2번 정도는 화장실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쓰레기통에서 쓰레기가 넘치거나, 세면대 등에 머리카락이 떨어진 식당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곳은 논할 가치도 없다. 화장실 문과 벽에 청소담당표(점검표)가 붙어 있다면 그곳은 청소를 자주 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이 청소담당표에 1시간에 2번 이상 점검한다고 되어 있으면 좋은 식당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청소담당표가 없는 식당이라면 쓰레기통을 보라. 그리고 만약 쓰레기가 넘쳐흐르는 경우에는 영업 중에 고작 한두 번밖에 청소하지 않으므로 아쉬운 식당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장실 휴지가 3분의 1밖에 남아 있지 않다.

자세히 보면 화장실 휴지가 간당간당한 경우가 있다. 화장실 휴지는 화장실의 ‘쾌적함’을 좌우하는 중요한 소품이다. 휴지가 별로 남아 있지 않으면 화장실 사용감이 어느 정도인지 고객에게 전해진다. 따라서 식당에서는 화장실에 휴지가 충분히 남아 있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또 휴지 끄트머리가 삼각형으로 접혀 있으면 사용하기 전에 청소가 되었다는 표시라서 고객에게 쾌적한 인상을 준다. 고작 화장실 휴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고객에게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는 식당이 손님을 배려하는 좋은 식당이다.


화장실이 어둡다.

화장실 조명은 밝게 해야 한다. 조명이 어두우면 화장을 고치고 옷을 갈아입기가 힘들다. 최근에는 식당 분위기에 맞게 화장실 안도 조명을 어둡게 하는 곳이 많은데, 실제로 여성들은 그러한 분위기보다는 화장하기 쉬운 밝은 조명을 선호한다.

따라서 객석은 조명을 낮춰서 분위기를 어둡게 연출하고 화장실은 밝게 해놓은 식당이 여성 손님의 화장실 이용 용도에 관해 잘 아는 곳일 확률이 높다.


화장파우치를 둘 장소가 없다.

여성의 음식점 화장실 이용 목적 1위는 ‘화장 고치기’다. 그래서인지 조명의 밝기만이 아니라 거울 앞 세면대 근처에 화장파우치 등을 둘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수긍이 간다(1장 참고). 따라서 물이 튀지 않는 거울 주변에 화장파우치를 둘 공간을 확보한 식당은 고객의 작은 요구에도 응하는 좋은 식당이라 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09. 좋은 식당은 문을 열기 전에 알 수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