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듣는 5분>, 김혜연입니다.
<단순함의 즐거움> 세 번째 연재는 단순한 삶을 살게 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그 변화를 생각해봅니다.
단순한 삶은 대단한 변화를 불러온다. 멋진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노력은 잔잔한 파문을 일으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어리석은 물건 구매를 포기하거나, 가지고 있던 물건으로 해결하거나, 사지 않고 친구에게 빌리기로 마음먹을 때마다 지구에 작은 선물을 주게 된다. 대기는 좀 더 깨끗해지고, 물은 좀 더 맑아지며, 숲은 조금 더 풍성해지고, 쓰레기 매립지는 조금 더 비워진다.
생각해보자. 그들은 우리를 먹어치우는 ‘소비자’라고 정의하고 가능한 많은 물건을 사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에게는 무엇이 남을까?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 곧 쓸모없어지거나 유행에 뒤처질 물건을 사느라 초과근무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집구석에 쓸모없는 잡동사니로 남을 물건의 카드대금을 내느라 고군분투한다.
그저 기본적인 필수품이 마련되고 나면 소비는 잠시 보류하는 것은 어떤가. 차라리 그 시간과 에너지를 성취감이 큰 다른 활동에 투자하면 된다. 철학적이거나, 예술적이거나, 문화적이거나, 시민적인 그런 활동 말이다. 이렇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할 일은 별로 없다. 그저 물건을 덜 사면 그만이다. 이렇게 물건을 사지 않는 행동만으로도 좋은 세상을 만든다. 이것은 지구를 치유하고,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다.
불가에 정신적 지도를 받기 위해 어느 선사를 방문한 한 남자에 관한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 이 남자는 선사의 말을 듣기보다는 주로 자기 생각을 이야기했다. 잠시 뒤, 선사가 차를 내와 손님에게 따라주었다. 선사는 차가 잔을 다 채우고 찻상 위로 흘러넘치도록 따랐다. 깜짝 놀란 손님은 잔이 다 찼다고 외치고는 어째서 계속 차를 따랐는지 물었다. 선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찻잔과 마찬가지로 손님은 이미 자기만의 생각과 의견으로 가득 차 있다고, 그리고 잔이 비기 전에는 어떤 것도 배울 수 없다고.
우리의 삶이 지나치게 가득 차 있을 때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일 공간이 없으므로 자신을 발전시키고 관계를 깊어지게 할 기회를 놓치고 만다. 단순한 삶은 이런 문제들을 고칠 수 있다. 집에서, 일정에서, 우리 마음에서 과도한 것들을 솎아내어 찻잔을 비워야 한다. 그러면 삶과 사랑, 희망, 꿈, 엄청난 즐거움을 누릴 무한한 공간이 생긴다.
여러분에게는 새로움이 찾아들 공간, 여유, 일정이 있으세요? 물건을 단순화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에 새로움이 찾아들 수 있습니다. 그것이 사랑, 희망, 즐거움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비움으로써 더 행복해지는 삶을 만드세요.
북 큐레이터 | 김혜연
티브로드, KBS DMB에서 아나운서와 리포터로 일했으며 MBC 아카이브 스피치 강사이다. 더굿북에서 <책 듣는 5분> 북 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