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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16. 2017

00. <도널드 트럼프의 빅뱅> 연재 예고

<도널드 크럼프의 빅뱅>

빅뱅! 미국인이 대폭발했다.


이변이라고? 웃기고 있네, 미국 국민이 뽑았다.


도널드 트럼프 시대가 개막되었다.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언론은 기적, 혹은 이변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정말 기적일까? 진짜 이변일까?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국민이 뽑았다. 미국을 미워하는 중국이나 러시아 국민이 미국이 망하라고 몰표를 준 것이 아니다.

미국 국민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유세장은 대규모 경기장이었고, 힐러리 클린턴은 중 · 고등학교 강당이나 기껏해야 도넛 전문점이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것을 미국 국민 대부분은 알고 있었다. 여론조사? 미국 언론의 보도? 그런 것 따질 필요 없이 미국 경제가 버락 오바마 집권 전보다 나아졌는지 따져보면 그 사실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정권 교체의 기본 원칙은 민생 경제의 안정 유무다. 미국 경제는 지금 정말 안 좋다.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당선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언론이 죽어라고 도널드 트럼프를 비난할수록 미국 국민은 도널드 트럼프에 더욱더 열광했다. 왜 그랬을까? 버락 오바마도, 힐러리 클린턴도, 공화당의 나머지 후보 16명도, 그리고 미국 언론도 모두 사실을 숨기고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국민은 경제가 어려워서 죽을 지경인데, 이들은 모두 문제없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 국민의 현실을 거침없이 이야기한 도널드 트럼프가 인기몰이했던 것이다.


생각해보자, 왜 뽑았을까?

도널드 트럼프가 원래 욕쟁이라서 욕을 한 것이 아니라, 미국 경제는 지금 욕 나올 정도로 험악하다. 미국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가 왜 욕을 하는지를 따지지 않고 욕쟁이라고만 몰아붙였다. 욕할 만한 상황이니까 욕을 한 것뿐이다.

버락 오바마는 인권 개선과 복지 정책을 실시하느라 민생 경제에는 관심이 없었다. 무너진 국경으로 불법 이민자들이 걸어 들어오고, 마약은 몇 배나 더 유입되고, 중국산 저가 물건이 상점을 덮고 있었다. 실업자는 늘어나고, 흑인들은 인권 문제를 개선하라고 시위를 하고, 기업들은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었다. 이런 현실에 직설적 비판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쉬운 것은 우리 언론이었다. 진보적인 미국 언론은 사실과 다른 보도를 내보냈는데, 우리 언론은 미국 언론을 곧이곧대로 받아 적었다. 전 세계 어떤 나라에도 중립적인 언론은 없다. 우리 언론도 중립적이지 않다. 미국 국민 아무나 100명만 붙들고 물어봤으면, 당선자를 쉽게 알 수 있었다. 미국 언론이 조금만 공정했다면, 도널드 트럼프는 압승했을 것이다.


정치는 경제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미국 언론 전부에게 미움받을 수가 있어?”라고 반문도 하겠지만, 미국 지도부는 지금 이념 전쟁 중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영국이 사회주의를 선택한 상황이다. 전쟁에 질린 영국인들이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외쳤던 것처럼, 미국인들도 인간다운 삶을 살자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집단인 언론은 버락 오바마가 이룩한 성취들이 후퇴하는 것을 반대한다. 인종, 성별, 계급 차별에 대한 버락 오바마의 노력을 민주주의의 업적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도널드 트럼프를 반대했다.

그렇다면 공화당 지도부는 왜 도널드 트럼프를 싫어했을까?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뽑는다고, 정치의 ‘정’ 자도 모르는 주제에 막말을 쏟아내니 좋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공화당 지도부는 죽기 살기로 도널드 트럼프를 비난했다.

그런데 미국 국민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표를 주었다. 왜냐고? 미국 국민은 말만 번지르르하게 내뱉는 사람들에게 질렸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부터 힐러리 클린턴, 그리고 공화당의 여러 후보까지 모두 말이라면 청산유수였다. 그들은 미국 국민의 경제 현실은 하나도 모르면서 듣기 좋은 말만 해댔다.

특히 오바마에 대해 미국 국민은 질릴 대로 질렸다. 우리야 가끔 텔레비전 뉴스로 버락 오바마를 보지만, 미국 국민은 날마다 버락 오바마를 본다. 버락 오바마의 지지율이 50%라고? 그 말이 믿어지는가?

실업률 5%는 미국 역대 정권 최악의 기록이다. 실업률에 포함되지 않는 자녀와 주부까지 거느린 4인 가족 가장을 염두에 두면, 미국 국민의 최소 10% 이상이 실업 상태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중산층이 무너진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는 경제는 안 살리고,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이 골프를 쳤다.

중동의 반미 지도자들은 물론,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필리핀의 두테르테,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등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망신이란 망신은 다 당하고도 모자라서,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는 3선 규정만 없었으면 도널드 트럼프를 이겼을 것이라고 자만한다. 버락 오바마는 교만하다.


닥치고 경제! 일단 먹고살게는 해줘야지

미국은 지금 엄청나게 약해졌다. 국민이 먹고살기 힘들다고 고함을 지르는데, 버락 오바마는 귀를 막고 있다. 버락 오바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국민의 인권 문제 해결이었고, 복지 정책의 실현이었다. 하지만 인권이든, 복지든, 기본적으로 먹고산 다음 문제다.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대결이 아니었다. 도널드 트럼프와 버락 오바마의 대결이었다. 미국이 약해졌다는 도널드 트럼프와 미국이 나아졌다는 버락 오바마의 싸움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이겼다. 그럼에도 버락 오바마는 지금 분이 안 풀렸는지,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처럼 다시 한 번 백악관에 입성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4년 뒤, 혹은 8년 뒤에, 도널드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와 제대로 한판 붙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이 있다. 지도자의 제일 책무는 무엇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한 가지다. 민생, 즉 국민이 먹고살게는 해주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은 밑도 끝도 없는 돌발 상황이 아니다. 미국 경제 현실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해법을 제시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공화당 후보 16명을 물리치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까지 이겼으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여론조사나 미국 언론의 보도 말고, 실로 냉정하게 한번 반추해봐야 한다.

물론 그것도 귀찮으면, 앞으로 한반도에서 벌어질 일련의 사태를 몸으로 직접 견뎌내면 된다. 대신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이변이나 기적이라고 표현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한다. 그것은 미국 국민의 선택이고, 미국 국민은 처음부터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알고 있었다. 이제 우리만 받아들이면 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치는 경제다!




저자 | 이성민

미래전략가. 고려대학교에서 ‘윌리엄 포크너의 미국주의 연구’로 영문학 박사를, 역시 고려대학교에서 ‘겐로쿠아코 사건의 문화사적 전개 연구’로 일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동서양 인문학 연구를 지속해온 배경으로 미래사회를 전망하는 데 주력하며, 다양한 저술활동과 활발한 강연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통일, 변동사회, 노인문제, 문화혁명, 국제관계 등이다. 현재 KBS 아나운서로 재직 중이며, 백석예술대학교 외국어학부 겸임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미래학 저서로는 2012년 한반도 정세와 향후 정국을 전망한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7가지 설득력』, 세계 각국 리더들의 이슈 선점과 대중 연설, 이미지 형성 기법을 분석한 『대통령의 설득법』, 남북통일 시대를 예측하고, 전망한 『반기문 대망론』, 100세 노동 시대의 가능성을 소개하는 『100세 시대, 다시 청춘』 등이 있다. 

1995년 2월, KBS 공채 21기로 입사, 2016년 6월 현재 본사 아나운서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6시 내 고향’, ‘역사 저널’, ‘여성 공감’ 등 TV 프로그램과 ‘KBS 정오 뉴스’, ‘KBS 마감 뉴스’, ‘KBS 2시 뉴스’ 등 주요 뉴스를 진행했다. 대통령 탄핵 심판, 국회 인사 청문회 등 뉴스속보, 이산가족 상봉과 재해재난 관련 특별보도,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 정국 주요 사안의 특보와 속보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 후보 토론회 진행,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사회 등 역사적 현장에서 중계방송을 했다.  




[연재 목차 및 일정]

01. 박살이 난 유리 천장
02. 예상하지 못한 나비효과
03. 미움받을 용기 
04. 여전히 문제는 경제야, 멍청아
05. 버락 오바마와 잃어버린 미국의 자신감
06. 세계의 화약고로 돌변한 영국의 브렉시트
07. 미국주의와 한국, 한반도
08. 예루살렘 데이와 아라비안나이트
09. 중동 평화는 이스라엘에서 시작된다. 
10. 멕시코는 스스로 장벽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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