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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22. 2017

02. 고구려 멸망은 시기 질투 때문이다?

<오늘은 내 인생의 첫날이다>

“마음의 논밭을 개간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의 황무지를 개척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_니노이야 손도쿠

우리는 장점과 단점은 전혀 반대되는 속성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장점과 단점은 내밀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똑같은 속성이다. 표현의 차이일 뿐인 경우도 많다. 남보다 잘살고 출세하려는 노력과 열정이 잘못 표출되면 시기심과 질투심이 될 수 있다. 남이 나보다 잘되는 꼴을 못 보고 어떻게든 끌어내리려는 민족성은 지금도 잘 드러나지 않는가? 나는 그것이 단일민족으로서 민족적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는 문화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도배되는 스타에 대한 각종 악플도 시기심과 질투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남이 잘난 것을 용납하지 못하고 깎아 내려야만 속이 풀리는 것이다.


이러한 시기심과 질투가 중국과 대등하게 겨뤘던 고구려를 한순간에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가? 고구려는 중국에 맞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대등한 관계를 유지했던 나라다. 대등한 관계를 넘어 오히려 중국을 쩔쩔매게 만들었던 것이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닌 불과 1400년 전이다. 고구려는 중국의 수나라, 당나라와 수십 차례에 걸쳐 전쟁을 치르면서도 대승을 거두며 중국을 중원에 묶어뒀던 나라였고,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패한 수나라는 전쟁 후유증으로 몰락해 버리고 말았다. 수나라 이후에 생긴 나라가 당나라다. 당나라는 수나라의 원수를 갚고자 고구려를 여러 차례 공격했지만 결국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당나라의 수십만 대군에 맞서 승리한 장군이 그 유명한 연개소문이다. 


그렇게도 위풍당당하던 고구려가 어처구니없이 망한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지도층의 분열, 그것도 연개소문의 두 아들이 시기와 질투심에 벌인 형제간 싸움이 원인이었다. 고구려 멸망의 직접적 원인은 나당연합군의 총공격에 의한 멸망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연개소문의 두 아들이 서로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벌인 형제 싸움이 원인이라는 것에 학계의 이견이 없다.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아버지가 목숨을 바쳐 지켜낸 나라를 자식들이 권력싸움 때문에 고스란히 당나라에 갖다 바쳤으니 말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의 민족성도 다르지 않다. 일본의 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낸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는 “일본은 질투심이 본바탕에 깔린 문화다. 일본은 이런 질투심을 잘 다스려야 하고 이것이 국제관계에서 나타나면 배척받는다”라고 말했다. 정말 일본인 스스로를 정확히 꿰뚫은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그 질투심을 잘 다스리는 것이 21세기 일본을 이끌어가는 정치의 핵심이라 한 것은 정확한 지적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피를 나눈 형제의 반목과 질시로 초강대국 고구려를 중국에 통째로 갖다 바친 비극의 역사를 다시 되풀이할 것인가?


앞으로도 시기와 질투의 민족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중국의 동북공정을 막아낼 힘이 없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중국의 속국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교육이다. 시기와 질투를 없애고 배려와 사랑을 가르치는 교육이 중요한 것이 그 때문이다.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를 자신의 역사로 편입시키며 고구려 영토의 지배권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 북한 정권이 몰락하면 중국이 지배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잘못하다가는 그야말로 제2의 고구려 멸망을 겪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1400년 전 연개소문의 장남 남생이 남건과 남산 두 동생들을 몰아내기 위해 철천지원수인 당나라를 찾아가 군사를 구걸하던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이제는 시기와 질투를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용해야 한다. 그런 시기와 질투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현장이 바로 교육현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 내신성적 비율을 대학입시에 높이 반영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신성적으로 대학에 간다면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급우가 더 이상 친구가 아닌 경쟁자가 되어 버린다. 예전 학력고사 시절에는 학력고사 시험점수만 잘 나오면 같은 반 친구들 모두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시기심과 질투심으로는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없다. 한국전쟁 후 가장 희망이 없던 대한민국을 지금까지 고도 성장시켰던 시기심과 질투심의 긍정적 면은 여기까지다. 이제는 시기심과 질투심을 제대로 다스리고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심을 기르는 교육으로 대대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현대사회의 실패한 민족, 실패한 국가로서 영원히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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