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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23. 2017

09. 공공장소에 가는 법을 가르쳐라.

<긍정의 훈육>

아이를 훈련하다 보면 아주 유명한 아동발달 연구실에서 적절히 행동하는 법을 배울 기회가 생긴다. 그곳은 바로 공공장소다. 효과적인 훈련이 이루어지려면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적절히 행동할 수 있게 도와주려면 다음의 기법을 고려해보자.

   

  
미리 계획하라. 저항도 예상하라.
     
어린아이는 현재의 순간만을 산다. 그리고 사실 많은 어른도 그렇지만, 특히 아이들은 전환이나 변화에 대처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거실에서 블록을 가지고 놀다가 쇼핑 카트를 따라다니는 변화를 감당하려면 상당한 조율이 필요하다. 아이에 따라 잘 적응하는 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예도 있다.
     
하나의 활동이나 장소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갈 때는 미리 계획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어린 탐험가는 옷가게의 옷걸이에 매달리고 싶어 할 수도 있고, 미용실 의자에 올라가 세상을 살짝 훔쳐보거나, 저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를 알아보기 위한 탐험에 나설 수도 있다.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기 전에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그에 대한 계획을 철저히 준비하라. 또한, 아이가 지루해하거나 배고파할지도 모르니 작은 장난감과 간식도 반드시 챙겨가자.
     
   
계획 과정에 아이를 참여시켜라.
     
당신은 이런 단계를 마련해두었을 수도 있다. “우리는 레스토랑에서 애니 이모랑 사촌 제이미랑 같이 밥을 먹을 거야. 거기 도착하기 전까지는 차에서 뭘 할까?” (아이가 아직 말을 하지 못하면 단순한 언어로 이 행사를 설명하라. 아이가 말을 할 줄 알면 계획을 짜는 동안 질문에 대답할 수 있게 하라) 유아용 카시트에 앉기, 안전띠 매기, 가는 도중 장난감 가지고 놀기 등도 차근차근 언급하라. 간단한 질문과 설명을 활용해 아이와 함께 앞으로 다가올 상황을 탐구할 수 있다.
     
아이에게 할 일을 정해주는 것(그리고 저항이나 힘겨루기를 불러오는 것)보다는 아이에게 질문하는 것(아이가 스스로 사고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당신은 순수한 궁금증을 가지고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외식할 때 음식을 던지는 건 괜찮을까? 식당 안을 뛰어다니는 건 어떨까? 설탕통을 쥐고 있어도 될까?” 
   
만일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이를 공공장소에서 해야 할 바람직한 행동을 가르쳐줄 기회로 삼자. 이때 하면 안 되는 일보다는 할 수 있는 일, 그리고(또는) 선택 가능한 것에 초점을 맞추자. “음식은 먹기 위해 있는 거지.” “사람들이랑 같이 테이블에 조용히 앉아서 점심을 먹는 게 좋을까, 아니면 나랑 같이 잠깐 차 안에 앉아 있는 게 좋을까?” 어렵지 않을까? 그렇다. 좋은 훈련일까? 그렇다. 아이는 친절하면서도 단호한 당신의 태도에서 빈말이 아니라는 것과 끝까지 행동으로 옮겨질 것을 이해할 것이다.
     
     
제한된 선택지를 제공하라.
     
선택지는 발달하고 있는 아이의 자율성을 받쳐줄 수 있다. 그러나 선택지는 반드시 적절하고, 의미가 명확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선택지는 당신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선택지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 “오늘 어린이집 갈래?” 이것은 어른이 책임져야 할 문제이며, 선택지가 아니라 필수 사항인 경우가 많다.
• “오늘 뭐 하고 싶어?” 이때 아이에게는 약간의 힌트가 필요하다. 당신은 지금 색칠공부 하기, 쿠키 굽기, 하루 내내 텔레비전 보기를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놀이공원으로 소풍 가기를 말하는 것인가?
• “가지고 싶은 장난감 뭐든지 골라. 네가 고를 수 있어.” 그렇다면 20만 원이 넘는 유아 전동차나 실물 크기 자동소총을 골라도 되는가? 자신이 한 약속은 꼭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말하기 전에 신중히 생각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을 던져라.
     
부모나 교사가 말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 아이는 강건한 자율성을 기르지 못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원인은 무엇인지,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에 대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아이에게 다 말해주기 때문이다. ‘말해주는 것’은 아이가 실수를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막을 수도 있고,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아이를 낙담시킬 수도 있다. 
     
특히 야단치거나 잔소리하는 것은 아이가 알아듣기엔 너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아이는 아직 어른들이 심어주려고 하는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는 자신이 어른들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 무엇을, 어떻게, 왜를 다 말해주는 것은 아이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내용을 정해주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자기 통제력을 키우려 하지 않는다고 곧잘 실망하곤 한다. 그러나 부모 자신이 자기 통제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자녀양육 기법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에 대신 책임을 져준다면, 아이는 스스로 책임지는 법을 끝내 배우지 못할 것이다.
     
     
존중의 태도로 약속을 끝까지 지켜라.
     
무조건 관대한 태도는 아이가 자율성을 발달시킬 수 있게 도와주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아이를 가르치는 데 가장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친절함과 단호함을 가지고 약속을 끝까지 지키려고 하는 부모의 적극적인 마음이다.
     
앞에서 다룬 레스토랑의 사례에서 약속을 끝까지 지킨다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만약 레스토랑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면, 엄마랑 같이 그 자리를 떠야만 한다고 아이에게 미리 설명해둘 수 있다. 친절하고 단호하게 약속을 끝까지 지킨다는 것은 혹시 아이가 문제행동을 하면 예외 없이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차에서 같이 기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동안 꾸중하거나 때리는 것은 아이를 존중하는 자세가 아니다(그리고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부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단호하게(그리고 친절하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다. “오늘은 네가 레스토랑에서 조용히 앉아 있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던 것 같아 안타깝네. 다음번에 다시 한 번 시도해보자.”
   
아이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면서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이제 다시는 너 데리고 외식 안 할 거야. 아니 아무 데도 안 데리고 다닐 거야, 진짜야!” 이런 발언은 비합리적일 뿐 아니라 신뢰를 키워주는 것도 아니다.
     
어린아이에게 행동은 말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당신이 한 말을 친절함과 단호함을 가지고 끝까지 지킨다면, 아이도 당신은 빈말하지 않고 말한 바는 반드시 실천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이것은 신뢰와 존중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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