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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24. 2017

10. 화면 시청과 소셜 미디어의 딜레마 (마지막 회)

오늘날 과학기술 분야의 변화는 너무 빨라서 장기적인 효과를 예측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할 정도다. 여기저기서 새롭게 나타난 변화가 던지는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아이의 두뇌는 생후 첫해라는 중요한 시기를 거치며 신경회로를 형성하고, 이것은 평생 지속한다. 당신이 과학기술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든, 반드시 한발 물러나서 아이에게 어떤 기술을 어느 정도 노출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이성적이고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태도가 최고의 앱이다.
     
21세기의 삶은 정신이 없다. 늘 바쁘게 서둘러야 하는 부모들은 황급히 저녁을 준비하고 빨래를 갠 뒤, 잠시 혼자 조용히 있고 싶을 때면 아이를 텔레비전이나 게임기 앞에 앉혀두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어느 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얼마든지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모들은 아마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일 거예요. 집에서 종일 아이와 같이 있는 우리는 어떻게든 휴식이 필요하다고요!” 
   
이때 요점은 아이를 돌보는 것이 얼마나 할 일이 많은지(실제로 많다), 혹은 얼마나 진이 빠지는지(그럴 수 있다)가 아니라 당신이 전자기기를 판단하고 태도를 정할 때는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아이의 발달과 신념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부모에게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며, 이럴 때 모바일 기기는 유용한 ‘보모’가 되어주는 것 같다. 정크푸드와 마찬가지로, 잠깐 보여주는 것이 영구적인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가정에서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은 미끄러운 비탈길이 될 수도 있다. 아이를 정신없거나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대신, 당신의 태도를 바꿔보면 어떨까? 아이와 함께 일하는 것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속도를 낮출 수 있겠는가? 당신과 함께 일하면서 아이는 소중한 기술을 배울 수 있고, 둘 사이의 관계도 더욱 굳건해질 수 있다. 
     
지금 우리는 그동안 많은 결정을 내린 부모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과잉보호를 받은 귀족이나 지나치게 응석을 받아준 독재자를 키우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당신과 아이가 신중하게 생각한 뒤 자신 있게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하려는 것이다.
     
     
양육자와 동지가 되라.
     
결정해야 할 것은 너무나 많고,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요소도 너무 많은 상황에서 빠르게 변하는 과학기술은 감당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쉽다. 부모가 일하는 동안 다른 사람이 아이를 돌봐야 한다면 아이는 그 양육자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것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만일 다른 사람이 아이를 얼마간 돌봐야 한다면, 당신은 반드시 전자기기와 모바일 기기에 대해 양육자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아이가 집에서 경험한 것은 어린이집에서 하는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자신이 화면에서 본 것에 영향을 받는다. 당신의 아이가 평소보다 사람을 더 자주 밀거나 때린다는 것을 양육자가 발견할 수도 있다. 만일 양육자가 당신에게 그런 이야기를 꺼낸다면, 이를 계기로 양육자가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아이와 아이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토론을 시작해보자. 이를 통해 당신도 신중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양육자와 함께 서로에 대한 기대와 한계를 협의해볼 수도 있으며, 가정과 어린이집 사이의 일관성을 강화할 수도 있다.
     
     
무엇이 효과적인가?
     
알프레드 아들러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무엇을 선택했는지 알고 싶다면, 심지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본인도 아직 깨닫지 못한 상태라 해도 그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라.” 다시 말해 입에 있는 혀(말)가 아닌, 신발에 있는 혀(행동)를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내려놓으라고 말할 때, 당신은 방 저편에서 소리만 지르는가? 아니면 방을 가로질러 와서 기기를 아이 손에서 떼어놓은 뒤 전원을 직접 끄는가?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한 뒤 그대로 따라 한다. 당신의 아이는 어떤 장면을 보는가? 아이 주변에서 당신은 전자기기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가? 전자기기와 아이 중 당신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것은 어느 쪽인가? 아이는 당신이 어느 쪽을 더 선호한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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