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Feb 27. 2017

09. 육아 도우미

<일하는 엄마, 육아휴직 일 년>

어떤 워킹맘들은 오히려 양가 부모님보다 비용을 드리고 고용하는 육아 도우미(베이비 시터) 아주머니를 고용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특히, 자신의 육아·교육에 대한 가치관이 확고한 엄마일 때 그런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도우미는 자신의 의견을 거의 수용해주는 편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을 어떤 형태로 고용할 것인지는 복직하게 될 부서의 근무 형태, 도우미 외의 육아 조력자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진다. 회사로의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일정하고 야근 등의 변수가 거의 없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 경우, 또는 집 근처에 유사시 달려와줄 수 있는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경우, 남편이 일찍 퇴근할 수 있는 경우라면 출퇴근 도우미를 써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야근이나 불가피한 회식, 출장이 잦고 근처에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경우라면 입주 도우미를 구하는 게 편할 수도 있다. 당연히 집에 늘 상주하는 입주 도우미가 있다면 출퇴근 도우미가 있는 경우보다 엄마가 훨씬 회사 생활을 하기에 편해지겠지만,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살게 되는 일이니 생각보다 신경 쓰일 일이 많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당연히 한 사람이 더 먹고 씻고 자야 하기 때문에 거주 비용 및 늘어나는 시간만큼의 고용 비용도 더 높아지며, 때로는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음을 미리 계산해두어야 한다.

도우미 아주머니를 구하는 방법은 인력 소개소를 통해 구하는 방법(이럴 경우, 소정의 소개료를 지급해야 한다)과 시터넷(www.sitternet.co.kr), 단디헬퍼(www.dandihelper.com), 이모넷(www.iiiiimo.net ) 등의 직거래 사이트 또는 지역 카페와 같은 곳을 통해 직접 구인하는 방법이 있다. 흔치는 않지만 지인의 집에 계시던 분을 소개 받는 경우도 있는데, 잘 성사만 되면 이 경우에 만족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구인할 때는 면접 시 미리 자신이 원하는 업무 조건을 명확히 밝히면 맞는 사람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나 직거래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구인 조건을 게시하면서 ‘사랑으로 아이를 돌봐주실 분’, ‘가족처럼 지내실 분’이라는 문구로 대신하는 글도 종종 보이는데,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이럴 경우에는 사람을 구하더라도 추후 문제가 될 소지가 많거나, 잘 맞는 육아 도우미를 구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확률이 크다고 장담한다. 내가 원하는 도우미의 조건에 대해서 두루뭉술하고 추상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우리 집의 업무 범위와 조건을 처음부터 명확히 밝힐수록 좋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서로가 원하는 바를 알고서 시작하는 편이 시행착오를 훨씬 더 줄일 수 있고, 서로 빠르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리 우리 집의 근무 조건과 업무 범위 등을 명확히 제시해두면, 실제로 면접을 볼 때도 이런 조건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만 점검하면 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한 번에 우리 집에 맞는 분이 오실 거라고 기대하기보다는 몇 번 시행착오를 겪을 각오로 여러 명의 아주머니들을 직접 만나보고 겪어보는 것이 좋다. 분명 어딘가에 우리 집과 인연이 닿는 사람이 있으니 좋은 분을 구해서 대리양육자 시스템이 잘 정착될 때까지 사람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처음에 안 맞는 부분을 발견해 찜찜하게 덮어두고 넘어갔다가 나중에 큰 갈등으로 커질 수 있으니 말이다. 사람을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내 아이에게 더 적합한 대리양육자를 찾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가급적이면 시간적 여유를 두고 구인 작업에 착수하는 게 좋다.

후배 맘들 중에는 “어떻게 좋은 아주머니를 만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케바케(Case by Case)’다. 엄마들 사이에선 “아주머니 복이 오복 중의 으뜸”,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좋은 아주머니를 만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돌 정도니 말이다. 아쉽게도, 마음 맞는 대리양육자를 만나는 일에는 왕도가 없고, 상당 부분은 운이 따라줘야 하는 일이다.

다만 엄마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분은 사실상 없다는 전제하에, 처음부터 모든 면에서 완벽한 대리양육자를 찾으려고 애쓰기보다는 본인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예를 들어, 음식 솜씨나 청결도, 정리정돈 솜씨, 아이와 적극적으로 놀아주기 등)이 무엇인지를 구인 전에 미리 생각해보자. 항목별로 우선순위를 매겨두고 구인작업에 착수하면 적합한 분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우선순위는 아이의 연령이나 엄마의 근무 조건 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가령, 돌봄이 우선시되는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은 가사 비중보다는 육아와 정서적 안정을 중시할 것이고, 기관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어 육아 업무가 많지 않은 집이라면 청소와 반찬 만들기 등 가사일의 비중을 높게 생각할 것이다. 또 엄마의 근무 시간과 출퇴근 시간에 따라서도 아주머니가 맡을 역할이 변할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의 원칙이 이 부분에도 통하는 것 같다. 물론 사람을 대면하면서 느끼게 되는 엄마의 ‘감’도 무시하지 말자. 다시 말하지만, 엄마의 직감은 대부분 맞는 경우가 많다.

매거진의 이전글 10. 화면 시청과 소셜 미디어의 딜레마 (마지막 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