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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r 03. 2017

03. 평발, 무엇이 문제인가?

<발의 비밀>

아치가 낮거나 없는 발을 흔히 평편발(평발)이라 부르고, 아치가 아주 높은 발을 오목발이나 요족이라고 부른다. 발 정렬에 따른 이 두 가지 문제는 비교적 흔하게 발생한다. 둘 중에서 편평발이 더 흔하게 발견된다. 발의 정렬 오류는 일반적으로 양쪽에서 발생하므로 두 발 모두 편평발이거나 오목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뇌성마비와 뇌졸중처럼 한쪽만 영향을 받는 신경 근육 문제는 예외다. 이 두 문제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은 모두 다르다.

     
발의 아치가 낮거나 전혀 없어서 발바닥 전체가 바닥면에 닿는 상태를 편평발이라고 한다. 평평발은 지나치게 발목이 안쪽으로 들어가고 발꿈치뼈의 각도가 바깥쪽으로 휘며 뒷발부가 바깥쪽을 향해 돌아간다. 편평발의 안쪽 가장자리가 바닥과 가깝거나 심지어는 바닥에 닿기 때문에 신발 밑창 안쪽이 마모된다. 뒤에서 보면 발가락이 바깥쪽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많은 발가락 징후(too many toes sign)’라고 부른다. 

편평발인 사람 중에는 발가락을 딛고 일어서지 못하거나 발목에서 발을 위쪽으로 움직이는 것(발등 굽힘)에 제약을 받는 일도 있다. 편평발은 걸을 때 바닥을 밀어내는 데 필요한 단단한 지렛대가 되지 못한다. 이런 제약은 발이 체중을 앞발부로 옮길 수 있는 능력과 아울러 앞쪽으로 진행하는 동작의 효율성을 줄인다. 발이 지나치게 긴 시간 동안 안쪽으로 휜 상태로 고정되어 있으면 몸 위쪽이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면 도미노 효과가 나타나 아랫다리에 이어 무릎, 넙다리, 엉덩이, 등까지 모두 안쪽으로 돌아간다. 이런 신체 부위에 돌아가는 힘이 거듭거듭 가해지면 아랫다리와 발의 근육, 힘줄, 인대가 더 많은 긴장을 받게 된다.
     
편평발은 다양한 원인에 따라 발생하고 발달한다. 발의 형태 때문에 편평발 상태로 이어지기에 십상인 예도 있다. 예를 들어, 발의 뼈들을 연결하는 관절을 둘러싼 인대가 늘어지거나 약할 때 혹은 ‘발목뼈 결합(tarsal coalition)’으로 떨어져 있어야 하는 뼈 두 개가 비정상적으로 연결되는 때가 있다. 또 팽팽하거나 짧은 아킬레스 힘줄(일명 말발), 발의 힘줄과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손상 혹은 과거의 발 골절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밖에 정상적인 노화, 류머티즘, 당뇨, 비만, 뇌졸중과 뇌성마비와 같은 신경 근육 이상, 임신, 스테로이드 사용 등도 원인으로 꼽는다.
     
편평발의 증상은 변형 정도와 지속한 기간에 따라 가벼운 것부터 심각한 것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릴 때는 다리 저림, 발의 피로 혹은 장딴지 불편을 호소하며 때로는 어른에게도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어린이는 이런 증상 때문에 체육 수업이나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참여하는 데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편평발을 가진 사람들은 다양한 불편을 호소한다. 발 안쪽 면으로 걷는 것 같거나 신발 속이 가득 차 있는 것 같다고 느끼거나 붓고, 서 있거나 고르지 않은 땅을 걷거나 발가락으로 서거나 발을 둥글게 돌리는 동작을 하기가 어려우며, 발과 발목 안쪽 그리고 뒤꿈치, 무릎, 엉덩이, 허리에서 통증을 느낀다.
     
편평발을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통증뿐만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몇 가지 파급효과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먼저 발의 힘줄과 인대가 점차 약해지다가 급기야는 찢어져 장애를 초래할 정도의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발 관절에 골고루 분산되지 못하는 스트레스와 압력이 오랜 시간 동안 지속하면 통증, 감염, 연골 손상, 발과 발목 관절의 운동 기능 상실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편평발의 상태가 진행되면 발이 점점 유연성을 잃고 뻣뻣해지면서 충격을 흡수하고 바닥의 요철 변화에 적응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족부 전문의는 편평발을 검사할 때 X선, MRI, CT 등 다양한 영상진단 기법을 이용해서 문제가 되는 연조직이나 뼈 이상을 확인한다. 보존적이고 비수술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편평발을 바로잡기 위해 적절한 수술 절차를 결정할 때 영상진단 기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장기간에 걸쳐 고착되고 관절염이 발생한 편평발에 대한 비수술 치료는 통증을 줄이고 가능하면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발에 충분한 공간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다. 치료 방법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관절 통증을 줄이기 위한 코르티손 주사, 교정기, 고정 장치, 물리요법, 또는 신발 개조나 변형 등이 있다. 하지만 경직된 편평발의 자세는 수술로만 바로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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