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경영>
동백기름을 팔던 한국의 한 상점은 창업주의 손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아들은 2015년 기준 매출만 5.6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아모레퍼시픽 이야기다.
아모레퍼시픽그룹에는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을 필두로 사업 회사 ㈜아모레퍼시픽과 관계사로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5개의 브랜드 컴퍼니, 그리고 4개의 생산 자회사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서구화로 인해 잊혔던 아시아 속 진정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찾아내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펼쳐오면서 아모레퍼시픽만이 창조할 수 있는 아름다움은 ‘아시안 뷰티’에 있음을 깨달았다.
아모레퍼시픽이 K-뷰티를 선도하는 이유는 뭘까? 아모레퍼시픽이 K-뷰티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 데는 최고경영자의 비전 리더십, ‘선택과 집중’ 전략, 지속적인 혁신, 단계적 글로벌 확장과 현지화 전략을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 선택과 집중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가장 크게 이바지했다.
비전 리더십
아모레퍼시픽의 성공 요인으로는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회사의 전략적 비전을 잘 설정하고 이를 중장기적으로 잘 실천해온 리더십을 먼저 들 수 있다. 선대 회장 시절부터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산업 경쟁력의 원천인 브랜드와 R&D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1990년대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서경배 회장은 ‘미와 건강 분야의 Strong brand company’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그는 브랜드 마케팅과 R&D 역량 강화에 더욱 장기적이고도 체계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이것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하였다. 21세기 지식기반 경제에서 브랜드, 마케팅 역량, 기술력과 같은 무형자산, 그중에서도 지식자산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는 것을 간파한 혜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선택과 집중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 ‘미와 건강’ 분야를 사업 도메인으로 명확히 규정하면서 25개 계열사를 6개로 줄이는 대대적인 사업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화장품, 제약, 녹차 및 뷰티 푸드 분야에 ‘선택과 집중’함으로써 본업의 경쟁력을 대폭 향상했다. 2010년대 들어와서는 태평양제약의 일반 제약 사업도 한독약품에 매각하고 메디컬 뷰티 관련 사업만을 남겨놓는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함으로써 ‘선택과 집중’을 더욱 강화하였다.
이처럼 ‘선택과 집중’의 원칙으로 선제 사업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이를 통해서 확보한 자금과 자원을 본업인 화장품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투입함으로써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사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지속적인 혁신
아모레퍼시픽은 연구개발에 남다른 노력을 해왔다. 1954년 국내 화장품 기업 최초로 연구실을 개설하여 뛰어난 화학 및 약학 전문가를 확보하였고, 이를 오늘날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으로 발전시켰다.
서경배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은 그 시작부터 ‘과학과 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세계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신념이 오늘날 아모레퍼시픽을 이룬 근간이다.”라고 말하며, 이를 ‘혁신의 DNA’라고 칭하였다. 이 ‘혁신의 DNA’를 얻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창립 초기부터 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얻은 여유 자금 역시 상당 부분을 R&D에 투자하였다.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다수의 기능성 화장품의 성공 속에서도 대표적인 성공작은 설화수다. 설화수의 모태는 세계 최초로 인삼을 원료로 사용한 화장품 ‘ABC 인삼 크림’(1966년)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972년 인삼 유효성분 추출 특허를 획득해 그동안 약용으로만 사용되던 인삼을 화장품에 사용했다. 이후 한방 화장품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 눈꽃 같은 피부를 선사한다는 뜻의 ‘설화(雪花)’를 세상에 선보였다. 설화수의 탄생은 30년간 지속하였던 한방 성분에 대한 연구개발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