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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03. 2017

08. 종이 두루마리로 의자를 만들다.

<미래를 위한 디자인>

종이 두루마리로 만드는 의자

캐비지 체어


<캐비지 체어>는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 잇세이 미야케가 기획한 전시를 통해 선보인 작품이다. 잇세이 미야케는 21세기를 위한 신제품들을 상상해 보게 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그저 겉껍데기를 씌우려고 할 것이 아니라, 꺼풀을 벗겨내 보면 어떨까?”라고 묻는다. 그는 넨도사의 오키 사토에게 주름종이를 이용할 방법을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주름종이는 미야케 의상의 특징을 이루는 재료인데, 엄청난 양이 제조공정의 부산물로 폐기되고 있다. <캐비지 체어>는 그저 종이 두루마리일 뿐인데, 사용자가 한 겹씩 뒤로 열어젖히면 부드럽고 탄력 있는 울타리를 만들면서 몸체를 감싼다. 


 <캐비지 체어>. 넨도. 일본, 2008. <캐비지 체어>는 주름종이 두루마리를 바깥쪽에서부터 한 겹씩 벗기다보면 자연스럽게 의자가 된다. 의자는 거칠어 보이지만 앉은 사람에게는 부드럽고 편안한 착석감을 준다. http://www.nendo.jp/

                    
본래의 제조공정을 통해 종이에 수지가 첨가되기 때문에 강도와 복원력이 높으며, 주름 덕분에 종이에 탄력과 신축성이 더해진다. 이 서정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의자는 산업 소모품을 직접적이고 미니멀한 방법으로 변형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캐비지 체어>의 누에고치 같은 표면은 한 겹 한 겹 벗겨낼수록 내부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내부 보강재와 뼈대는 물론, 마감 처리나 조립을 할 필요도 없다.

                                      

<캐비지 체어>는 소박한 디자인 덕분에 제작과 판매 비용이 적게 들어가며, 21세기의 화두인 환경 문제 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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