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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07. 2017

02. 스타트업, 민첩하게 움직여라.

<스타트업 레시피>

만약 모든 일이 너에게 불리하게 되어가는 것 같을 때면 기억하라. 비행기는 바람을 가르고 이륙하는 것이지 바람의 힘으로 이륙하는 것이 아니다._헨리 포드(Henry Ford), 포드자동차 창업자

난바 도모코(Tomoko Namba)는 일본 맥킨지 컨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하버드대학교 MBA를 거쳐 34세 때인 1996년에 맥킨지의 파트너가 되었다. 1999년 회사를 그만두고 ‘DeNA’를 창업했다. 그는 현재 일본 부자 순위 50위 안에 드는, 성공한 기업가다. 그녀는 하버드 MBA에 최고의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를 경험해봤어도 “직접 창업해 보니 다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컨설턴트는 끊임없이 정보를 수집해 분석해야 하고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정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그들은 도와주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업자는 불완전한 정보에 바탕을 둔 신속한 결정이 충실한 정보에 바탕을 둔 느린 결정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고 중요하다. 


난바 도모코는 “창업을 해보니 MBA 스쿨이나 컨설팅 회사에서 배운 것들이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만 됐다. 또한 ‘해야 합니다’와 ‘하겠습니다’의 차이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고 한다. 타이밍이 최선이다. 그걸 위해서 완벽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하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민첩하게 움직이는 건 큰 회사건 작은 회사건 모든 조직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기본적으로 작은 조직은 민첩함이 생명이다. 2008년 미국 경제위기 이후 GM과 같은 대규모 조직들이 무너졌다. 그 원인은 갑작스러운 이벤트가 발생할 때 적응을 할 수 없는 조직 구조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2016년 삼성전자의 경영진은 매우 심각했다. 실적 하강이라는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 쇄신과 조직 정비 작업으로 분주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적자’가 아니었다. 조 단위의 흑자를 내고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바라보는 경영환경은 심각하기만 하다. 기술이나 소비자 요구 사항의 변화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하는 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찾으려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어느 기업이나 문제가 존재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 어렵다. 스트라이크 넣는 법이나 홈런 치는 법은 야구 해설가가 가장 잘 설명한다. 윤동주의 서시는 그의 생각과 마음을 이야기한 것인데, 평론가들은 그 획 하나하나까지 분석해 준다. 장기의 훈수는 훈수일 뿐이다. 실행은 내가 해야 한다. 전략 없는 실행은 있어도 실행 없는 전략은 없다.


난바 도모코는 맥킨지에서 오랫동안 컨설팅을 했지만, 창업한 이후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고백하고 있다. 전략대로 되었다면 맥킨지나 보스톤컨설팅 같은 회사는 모든 사업에서 성공했을 것이다. 현장에서 직접 뛰는 사람의 감각이 가장 중요하다. 


과거 현대차에는 중소형 차인 아반떼 혹은 중형차인 소나타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경영 전략가가 많았다고 한다. 현대차의 시장 전략(Market Positioning)은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차였다. 그 이상의 차는 실패한다고 본 것이다. 그것에 안주했다면 글로벌 기업의 하청기지가 되었을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품질을 최우선시하고 미국시장에서 고급차로 경쟁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탄생한 제네시스와 에쿠스로 현재 세계 5위의 자동차 회사가 되었다.


‘빠른 변화, 불확실성, 무한 경쟁’이 세 가지가 현 비즈니스 환경을 이야기하는 키워드다. 스타트업은 이런 변화에 가장 중심에 있다. 전략적 민첩성이 스타트업의 태생이 되어야 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가볍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할 수 있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기회가 존재하며, 기존의 경쟁 방정식을 무너트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실행력이 있어야 스타트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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