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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고수가 가격을 인상할 때?

<식당의 정석>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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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에는 반드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뜬금없이 일방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혹은 배춧값이 엄청 오르거나 삼겹살값이 엄청 오를 때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가격을 올리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명분 있는 인상에 손님이 동조하면 괜찮은데, 손님이 기분 나빠 발길을 끊으면 그땐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어느 작은 떡볶이집이 장사가 너무 잘 되니까, 해가 바뀌면서 어묵값을 700원에서 무려 900원으로 올려버렸다. 그 어떤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해가 바뀌어서라고만 했다. 어묵은 떡볶이를 받치는 부가메뉴다. 그리고 그건 미끼메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미끼메뉴의 가격이 200원이 올랐다고 보지 않고, 700원 판매가를 기준으로 해서 30%가 올랐다고 여긴 손님들이 항의의 표시로 떡볶이조차 사 먹지 않았다. 어묵에서 200원 벌려고 욕심내다가 떡볶이집 전체가 휘청이게 된 것이다.


그래서 가격을 부랴부랴 800원으로 내렸지만, 그 타격은 6개월 넘게 이어졌다. 그렇게 입은 손실은 그 집 평소의 매출로 봤을 때 수천만원은 되었을 것이다. 200원 더 벌려다 6개월 동안 망가진 대가로 얻은 손실이다.


이것과는 달리 해가 바뀌기도 전에 가격을 인상해야 했던 곳이 있다. 원래부터 제대로 된 가격을 받았어야 하는데, 초보의 심정을 헤아려 조금이라도 손님들이 많이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점주와 필자가 협의해서 1천원씩 내려서 매겼던 가격이었다.


그런데 장사가 잘되고 안 되고의 유무를 떠나서 지나치게 원가가 높아서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려야 지금처럼 완성도 높은 우동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서로 동의한 후에 어떤 명분으로 돌파할까를 고민하다 만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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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뾰족한 수가 없어서 정공법을 택했다. 계산착오, 바보 계산법이라는 카드로 손님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다행히 위트가 담긴 진심이어서 손님들은 우동값 인상에 대해 불쾌함이 없었다는 후문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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