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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0. 2017

03. 스타트업, 시간은 정해졌다.

<스타트업 레시피>

대학원에서 프로젝트 관리 수업을 할 때마다 학생들에게 하는 질문이 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입니까?”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한 학생들은 “프로젝트에 사람과 충분한 돈을 지원해 주지도 않으면서 달성하려고 하는, 높은 수준의 목표만 있는 경우가 많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부족한 돈과 사람을 가지고 해야 하는 게 너무 힘들다”는 대답을 많이 한다. 사람과 돈의 부족은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유발하고, 실패의 주된 원인이다. 그런데 스타트업은 시작부터 사람과 돈이 부족한 것이 당연한 프로젝트다. 그렇다면 이건 시작할 때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인 셈이다. 따라서 무언가는 포기해야 한다.


프로젝트에는 비용, 범위, 시간이라는 세 가지 중요한 제약 요인이 존재한다. 제약 요인이란 프로젝트의 산출물, 즉 품질을 결정짓는 데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들이다. 비용을 줄이려고 하면, 진행속도와 프로젝트 관리 범위가 줄어든다. 시간을 절감하려고 하면, 비용이 늘어나고 범위가 줄어든다. 프로젝트 관리 범위를 넓히려고 하면, 비용이 늘어나고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된다. 결국, 프로젝트에서 어떤 것을 향상하려고 해도 다른 2개가 제약 조건이 된다.


만약 비용, 범위, 시간이라는 세 가지 요소의 변동성을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면 프로젝트는 혼돈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모든 요소가 함께 움직이면 통제해야 할 요소들은 급격하게 늘어나고 끝내는 프로젝트를 중간에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따라서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전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기본 전제로 삼아야 할까? 어떤 프로젝트에서도 예산은 통제하고 싶지만, 실제로 예산은 현실적으로 통제하기가 가장 어려운 요소다. 프로젝트의 범위 역시 통제하기 어려운 요소다.개발 범위 즉, 요구 사항이 내부에서 발생한다면 통제가 쉽겠지만 수천 또는 수만 명의 사람을 서비스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범위를 처음부터 통제하고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 스타트업은 적절한 타이밍에 서비스와 제품을 시장에 출시해야 한다. 즉,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핵심은 서비스 타이밍에 있다. 따라서 늘 시간을 고정해 놓아야 한다. 시간을 고정해 놓으면 변동 요소는 비용과 범위로 한정된다. 스타트업 프로젝트는 시간을 고정해 놓고 시작한다.
                    


시간을 고정하면 몇 가지 중요한 전제가 생기게 된다. 스타트업의 제품 혹은 서비스를 조금 단순하게 만들 수 있게 된다. 짧은 시간에 빠른 방식의 접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린 스타트업에서 이야기하는 MVP(Minimal Viable Product) 개념이다. MVP는 최소한 노력과 개발 공수로 완성할 수 있는 제품이다. 그리고 핵심은 린스타트업의 3단계 과정인 Build-Measure-Learn Loop 과정을 실현할 수 있는 최초 버전이다. 즉, 쉽게 말하는 최소한의 리소스로 고객의 피드백을 얻고, 이를 쉽게 제품 개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가장 간단한 프로토타입(Prototype)이다. 당연히 여기에는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많은 기능이 빠져 있을 수 있다. 모든 것을 전부 구성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MVP를 만드는 목적은 명확하다. 원하는 시간 안에 최종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의 피드백(Feedback)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엔지니어 혹은 디자이너가 서비스 내부 안정성, 디자인 품질을 따지는 것과 다른 차원이다. MVP는 빠른 시간 내에 학습(learning)을 제공한다. 물론 간단한 제품의 경우, MVP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MVP는 최소한의 리소스로 시간 내에 목표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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