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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0. 2017

03. 내 돈이 사라지는 두 번째 이유

<마법의 돈 굴리기>


하이퍼인플레이션 : 평생 모은 돈을 한방에 가져가 버리다.


개구리가 뛰쳐나올 정도로 물이 급격하게 뜨거워지는 것처럼 물가상승률이 갑자기 너무 오르는 것을 하이퍼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물가가 갑자기 엄청나게 상승했다는 뜻이다.


1918년부터 1933년까지 독일을 지배한 바이마르공화국은 제1차 세계대전 패전에 따른 배상금 1,320억 마르크를 지급하기 위해 대규모로 마르크화를 발행함으로써 파국을 초래했다. 1923년 7월부터 11월까지 물가는 370만 배나 뛰었다. 주정뱅이가 쌓아둔 술병의 가치가 술을 마시지 않고 저축한 사람의 예금 잔액 가치보다 높았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생겨났을 정도다. 손수레에 돈을 가득 싣고 가다가 길가에 세워두면 돈은 그대로 놔두고 손수레만 훔쳐 달아났다는 농담 같은 이야기가 있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라는 용어도 이때 생겨났다.


당시 독일에서 저축을 한 사람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예를 들어 평생 일해 2,000만 마르크를 모은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1920년에는 이 정도 돈이면 여유롭게 살 수 있었다. 그런데 3년 만에 이 액수는 우표 한 장 사기 힘든 휴짓조각이 되어 버렸다. 독일에서 마르크화로 저축한 사람은 완전히 망해버린 것이다.


저축한 사람들, 즉 채권자들에게는 안 좋았지만 대출을 받아 빚을 지고 있던 채무자들에게는 정반대의 현상이 발생했다.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 기간에 미 달러화로 환산된 모든 독일인의 주택담보대출의 총 가치는 100억 달러에서 1센트 이하로 감소했다. 채무자는 손수레로 가치가 떨어진 마르크화를 잔뜩 싣고 와 빚을 전부 갚을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저축하는 사람 편이냐 돈을 빌린 사람 편이냐에 따라 좋게도 나쁘게도 볼 수 있다. 그런데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진정한 문제는 불확실한 가치로 인해 많은 사람이 화폐 이용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결국 경제는 온갖 비효율성을 가진 물물교환으로 돌아간다.



디플레이션 : 사람들이 돈을 안 쓴다.


디플레이션이란 인플레이션에 반대되는 의미로 물가가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일본 경제는 1980년대 말 버블이 터지고 난 이후부터 꾸준히 디플레이션에 시달렸다. 디플레이션으로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경제가 타격을 입을 정도로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신입사원인 희수는 월급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가 대학 때 쓰던 낡은 컴퓨터를 버리고 최신형으로 장만하려고 했다. 그런데 계속 물가가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내년에는 컴퓨터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컴퓨터 구매를 미루었다.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모든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에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가격이 내려가면 사람들은 구매를 늦추게 되고, 이것이 수요를 낮추어 가격은 더 내려간다. 돈을 받자마자 쓰려고 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 현상과 정확히 반대되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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