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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2. 2017

05. 맨해튼을 산 24달러는 지금 얼마일까?

<마법의 돈 굴리기>

복리(複利), 복리(福利), 폭리(暴利)


1626년 네덜란드 이민자들은 24달러에 해당하는 장신구를 지급하고 인디언에게서 맨해튼을 매입했다. 363년이 지난 1989년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예전의 24달러를 8%의 수익률로 복리 투자되었을 경우 약 32조 달러의 원리금이 발생한다는 재미있지만 다소 충격적인 분석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1989년 당시 실제 맨해튼의 토지 가격은 약 600억 달러로 추산된다)

                    
                    

복리의 마법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얘기다. 복리란 원금에 이자를 붙이고, 그 둘을 합한 금액에 이자가 또 붙는다는 말이다. 이 사례는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하긴 했지만 복리의 중요성을 인상적으로 설명해준다. 하지만 이 사례의 결정적인 한계는 맨해튼의 토지 가격이 그렇게 오를지 투자 시점에서는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콜럼버스가 탐험할 무렵의 미국은 지금같이 부자 나라가 아니었다. 위치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되어 인도의 서쪽 어디일 거라 짐작해서 서인도 제도로 불렸고, 본토에는 인디언이 살고 있었다. 미국은 그야말로 위험한 투자 대상이었다. ‘사후확신 편향’이 적용된 사례라는 것이다. 이미 결과를 알면서 마치 예측할 수 있었다는 듯이 대입하니 저런 놀라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지금 한 탐험가가 아프리카 혹은 어느 미지의 땅을 발견했다고 해서 그 땅을 살 수 있을까?


복리 효과는 빚을 진 사람에게는 ‘폭리’ 효과로 다가온다. 대출 원금과 대출이자를 제때에 갚지 못하면 그 이자에 또 이자가 붙는다. 기하급수적으로 갚아야 할 돈이 불어난다. 앞의 예금 사례를 대출로 바꿔보자. 1998년에 17% 금리로 1,000만 원을 대출받았고, 한 번도 원금과 이자를 갚지 않았다면 2015년 말 빚의 크기는 얼마일까? (실제로는 대출이자가 예금이자보다 더 비싸다) 계산 방법은 앞서와 같다.


빚의 크기 = 원금 × (1+이율)^(기간)


위의 식대로 계산하면 빚은 현재 1억 6,879만 원(=1,000×(1+0.17)^18)이 된다. 빚이 17배로 늘어났다. 예금했을 때는 이자소득세를 떼어 세후 수익률이 17배에서 9배 정도로 떨어졌었다. 하지만 빚을 지면 대출 금리가 줄어들 만한 보조 장치가 없다. 오히려 신용도만 나빠진다.(물론 물가상승분만큼 빚이 탕감되는 효과는 있다)


이와 같이 복리(複利)란 저축하는 사람에게는 복을 주는 복리(福利)고, 빚을 못 갚는 사람에게는 고통을 주는 폭리(暴利)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암산이나 일반 계산기로는 복리 계산이 어렵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수도사이자 수학자였던 파치올리(Far Luca Pacioli)는 일반인도 쉽게 쓸 수 있는 복리 계산 공식인 ‘72의 법칙’을 세상에 알렸다. 원금이 2배가 되는 기간을 계산할 때 72를 수익률이나 금리로 나누면 된다. 예를 들어 수익률이 10%이면 72 나누기 10이므로 대략 7년 뒤에 원금이 2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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