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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7. 2017

06.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는 이유

<마법의 돈 굴리기>

군중 심리와 편승 효과 : 남들 하는 대로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서커스단이 어느 마을에 왔을 때, 악단을 태운 마차가 떠들썩하게 거리를 지나가면 한두 사람이 마차를 뒤따르기 시작한다. 마차를 따르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하고 무리는 점점 커진다. 이런 현상을 ‘편승 효과’라고 한다. 이 용어는 주로 집단행동이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설명할 때 쓰인다. 편승 효과는 군중 심리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군중 심리란 한마디로 ‘다수를 따르는 게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듯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무리에 속해 있을 때 얻어지는 안정감 때문이다. 이는 인류의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내려온 본능이다. 수백만 년 전 인간이 무리를 벗어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혼자가 되면 야생 동물이나 적대 세력에게 쉽게 표적이 된다. 집단행동이 일어나는 두 번째 이유는 집단에 속한 사람의 정보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손님이 많은 음식점을 선택하거나, 유행하는 브랜드의 옷을 구입하거나 하는 등 다수의 행동을 살펴 그 행동을 믿고 따라 하는 전략은 편리하면서 합리적인 듯하다. 집단행동의 세 번째 이유는 정보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내용만을 들으려고 한다. 증권 방송을 보거나 투자 관련 잡지를 읽으며 자신이 현재 증권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앞으로 어느 기업이 떠오를지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


투자자의 군중 심리에 따른 편승 효과는 투자시장에서 더욱 많이 발생한다. 거주용 부동산을 구입할 때, 많은 사람이 본인의 현재 상황에 따라 결정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분위기를 먼저 살핀다. 집값이 올라가고 있거나 주변 사람이 하나둘 집을 장만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구입 쪽으로 마음을 굳히는 식이다.


이런 현상은 주식시장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거주용 부동산의 경우 매매 금액도 많고, 이사하는 게 쉽지 않아 마음이 움직였다고 해도 실행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사고파는 방법이 부동산에 비해 훨씬 쉽다.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철학에 따라 주식을 매매하기보다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린다.


경제학자 케인스는 주식 투자를 ‘미인 선발 대회’에 비유했다. 미인 선발 대회를 열어 100명의 후보 사진 가운데 6명의 미인을 투표로 선정하기로 했다고 치자. 케인스는 사람들이 자신이 가장 예쁘다고 여기는 미인을 선택하기보다 많은 사람이 아름답다고 생각할 후보를 고를 것이라고 답했다. 왜냐하면 자신이 고른 미인을 다른 심사위원이 고르지 않았을 때 자신의 심사 능력이 떨어진다거나 불공정하게 평가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내가 선택한 주식(미인)이 다른 사람에게서 소외된다면 그 주식의 가격은 오르지 않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투자에 실패한 것이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이 고를 만한 주식(미인)에 투자해야 다른 이들이 매수하려고 모일 때 가격이 올라간다는 말이다.


투자시장의 역사에서 이런 현상은 반복되어 왔다. 1990년대 말 IT 버블 당시 인터넷 관련주에 대한 투자가 그러했고, 2000년대 중반 펀드 광풍이 그러했다. 군중 심리와 편승 효과 때문에 주식시장에 거품이 반복되고, 거품의 크기가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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