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Apr 20. 2017

54. 톨레랑스 ♬



공감의 시대에 만나는 공감 작가 강원상의 <공감사색>을 만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다름을 인정하는 용기에 관해 생각해봅니다.


파리의 한 노신사가 매일 점심때가 되면 에펠탑 안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했다. 한 달이 넘도록 매일 식당을 찾자 드디어 식당주인이 노신사에게 말을 걸었다.

“손님은 우리 식당이 그렇게 좋으세요?”
“아니요.”
“그러면 손님께서는 에펠탑을 정말 좋아하시는군요.”
“나는 에펠탑을 아주 싫어하오.”
“그런데 어째서?”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식당은 여기뿐이라서 그렇소.” 

프랑스는 톨레랑스의 나라다. 톨레랑스는 ‘나와 다른 남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 즉 관용을 말한다. 그 시작은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다. 다름을 인정하려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다르다는 것을 알려면 다르다는 것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신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모파상이었다. 그는 아름다운 파리의 미관을 망치는 흉물이라며 에펠탑을 혹평했고 죽을 때까지 싫어했다. 이처럼 프랑스는 모두가 좋다고 해도 싫다고 말할 줄 아는 개성 강한 사람들이 모인 국가다. 그런데도 놀라울 정도로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며 사는 이유는 서로 다름을 알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즉, 톨레랑스는 자신만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용기로 시작되며, 타인의 의견이 다르더라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포용과 배려로 마무리된다.

민주주의 사회는 다양성의 인정으로 완성된다. 베스트셀러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의 저자 홍세화 씨가 프랑스 망명 시절에 만난 다니엘 에므리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과 나의 만남은 한 사회와 다른 사회의 만남이며 그 만남은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서로 다른 사회나 환경에서 성장한 개인과 개인의 만남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그 ‘차이’를 인정하는 개인이 많을수록 그 국가의 생각과 아이디어는 넘쳐나고, 거대한 공존이란 평화가 완성된다.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그 말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라는 볼테르 전기작가 에벌린 홀의 말처럼 톨레랑스의 정착을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런 마음가짐이 가족, 친구, 회사, 그리고 SNS로까지 확장된다면 새로운 한국식 톨레랑스 문화가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 큐레이터 | 김혜연
티브로드, KBS DMB에서 아나운서와 리포터로 일했으며 MBC 아카이브 스피치 강사이다. 더굿북에서 <책 듣는 5분> 북 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53. 휴머니즘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