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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21. 2017

07. 배움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동양고전의 힘>

                                                             

한비자


나는 나와의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에 더 튼튼해졌다. (戰勝, 故肥也 - 한비자편, 유로)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싸움이 있다면, 바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왜냐하면, 타인과는 아예 경쟁상대가 되질 않는다면 무모한 도전도 없기에 싸움 자체가 성사되질 않겠지만, 자신과는 늘 ‘해볼 만하다’고 자부(自負)하기에 스스로 싸움을 계속 거는 것입니다. 하지만 십중팔구(十中八九)는 번번이 지게 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그것은 남에게는 하등(何等)의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집착(執着)하고 관용(寬容)을 베풀기를 주저’하지만, 자신에게는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 ‘관대(寬大)한 아량(雅量)을 베풀려는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남에게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라는 몰인정(沒人情)한 사고방식이 자신에게는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는 부득이한 사고방식으로 전환되는 것이지요. 자신 스스로에게는 ‘당근과 채찍’ 중에 자꾸 당근만 줘서 좋은 것만 취하려는 이기적인 마인드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결국, 스스로 통제가 되지 않아 스스로를 걱정해야 하는 단계까지 오게 되면, 곧 깨닫게 됩니다. ‘아, 나는 의지가 약해서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구나!’ 그건, 자신의 의지가 약한 탓도 있겠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문구를 해석해보면, “싸움에 이겼다. 그래서 나는 건강해졌다. 공자의 제자 증자는 자하(子夏)가 살찐 것을 보고 그 이유를 물었다. 이때 자하는 ‘싸움에 이겨서 튼튼해졌다.’라고 대답했다. 증자가 다시 그 이유를 묻자 자하는 ‘나는 이제까지 한편으로는 스승(공자)에게 배운 도를 즐기려고 생각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세속의 영예를 얻고 싶은 생각이 있어, 이 두 가지 욕망이 항상 가슴 속에서 싸우고 있었는데 요즘에야 겨우 스승의 도를 따르려는 생각이 이겼다(자신에게 이겼다). 그러므로 자연히 몸도 건강해졌다.’며 대답했다”는 것입니다. 자신 가슴 속 욕망과 스승의 도를 따르려는 생각 사이 싸움에서 이긴 것은 결국 ‘자하 자신’이었던 것이지요. 그는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었다는 것에서 대단한 만족을 느꼈고 이로 인해 몸도 튼튼해졌다는 것입니다. 

한비자(韓非子)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나 사랑보다는 법에 따른 ‘군주통치(君主統治)’를 주장했습니다. 인간은 욕망(慾望)을 가진 존재이고 이런 욕망이 아주 많은 경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늘 감정을 표출(表出)하게 됩니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므로 군중을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은 이런 인간의 욕망을 인정하지만, 확실히 제어(制御)할 힘을 지니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것은 원활한 통치를 위한 법으로서, 그 법을 통해 예외(例外)와 인정(人情)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욕망과 위선(僞善)을 통제’할 때, 국가든 사회든 강한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 ‘한비자의 지론(持論)’이었던 것입니다. 

또한 한비(韓比)는 저서 <한비자> ‘외저설(外儲設 上)’에서는 “국가는 군주의 수레이다(國者, 君之車也).”라고도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그는 ‘군주독재(君主獨裁)’를 대놓고 말하며, 당시의 ‘군주정치를 가장 이상적인 현실정치로 추구’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흔히들 그를 ‘동양의 마키아벨리’라고 칭했던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처럼 군주정치를 선망(羨望)하던 시절에 개인의 욕망에 따른 몸부림으로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많은 제약(制約)과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었기에 더욱 몸을 사렸던 것입니다. 국가 통치의 기준이 군주의 정당한 독재에 있고 그로 인한 패권주의(覇權主義)적인 정치성향으로 국민들을 한뜻으로 모아 응집력을 극대화하고자 했던 것이지요. 이는 ‘자율성과 다양성을 주창(主唱)하는 현실세계에 있어서도 갈등과 대립이 산재(散在)할 때는 필요한 조치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욕망과 위선’은 철저하게 이기적입니다. 자신의 욕망이 앞서고 그러한 욕망의 지배를 받을 때, 스스로를 속이는 위선 또한 판을 치며 ‘자신을 패자로 몰아갈 수’가 있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정한 승자로 살아남고 싶다면, 이러한 ‘욕망을 자제하고 위선을 배제하는 결단력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실전 포인트: 자신이 가진 장점이 타인에게는 표적이 되거나, 이용수단이 되지 않도록 자기관리에 철저를 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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