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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28. 2017

02. 우생마사, 단순함이 복잡함을 이긴다.

<서진영의 KBS 시사고전 2>

아주 옛날에도 비가 많이 오면 동물들이 떠내려가곤 했겠지요. 그런데 동물 중에 뜻밖에 헤엄을 잘 치는 동물이 말입니다. 〈삼국지연의〉에도 유비가 산적을 토벌하고 두목이 타던 적로마(的盧馬)를 자신의 애마로 얻었는데, 하루는 유비가 자신을 죽이려는 무리에 쫓겨 도망칠 때, 이 말이 깊고 넓은 강물을 단숨에 헤엄쳐 건너, 추격자들을 따돌려 살 수 있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하지만 물살이 정말 세지면 이렇게 헤엄을 잘 치는 말보다 소가 살아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바로 우생마사(牛生馬死)입니다.   

우(牛, 소 우), 생(生, 살 생), 마(馬, 말 마), 사(死, 죽을 사) 
     
우생마사는 장마나 홍수로 급류가 생긴 강물에서는 헤엄을 잘 치는 말은 물살을 거스르려다 죽고, 물살에 편승한 소는 목숨을 건진다는 뜻입니다. 즉, 말은 수영을 잘하니 거센 물살에 떠밀리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계속 치는데, 결과적으로는 힘들 게 제자리에서 맴돌다가 지쳐서 익사하고 맙니다. 
     
반면에 소는 수영을 못하니 애써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려 하지 않고, 바보스럽게도 물살에 몸을 맡긴 채 떠내려간다고 합니다. 한참을 떠내려가지만 조금씩 조금씩 강가에 접근하게 되니, 얕은 곳에 닿게 됐을 때 빠져나와 목숨을 건진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의 경영환경은 평온한 강물인가요, 급류와 격류가 흐르는 강물인가요? 모두가 거센 물살을 느끼는 힘든 강물 속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처럼 조금은 단순한 기업경영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 힘들게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하기보다는, 적당히 트렌드를 타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지요. 
     
즉, 수영에 능숙한 말처럼 복잡하게 모든 환경을 통제하려고 경영하면, 조직도 복잡해지고, 비효율로 치닫고, 환경 적응력도 떨어집니다. 그보다는 소처럼 환경 변화를 잘 읽고 트렌드에 편승하다가 자신만의 기회를 발견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정말 센 물살 속에서는 헤엄을 잘 치는 말보다는 묵묵하게 대응하는 소가 살아남는다는 우생마사(牛生馬死),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는 뜻밖에 단순한 조직이 성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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