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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04. 2017

05. 사통팔달과 사물인터넷

<서진영의 KBS 시사고전 2>

사물인터넷이라고 하는 IoT가 있습니다. 인터넷은 컴퓨터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인데, 이를 넘어서서 물질세계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존재를 통틀어 이르는, 말 그대로 ‘사물(事物)’을 서로 연결한다는 것이 사물인터넷입니다. 자동차도, 컵도, 쓰레기통도, 건축자재도, 장난감도 모두 서로서로 연결된다는 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 

     
2010년 이미 120억 대의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었고, 2020년에는 지구 인구의 10배인 700억 개의 사물이 서로 연결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보며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떠오릅니다. 
     
(四, 넉 사), 통(通, 통할 통), 팔(八, 여덟 팔), 달(達, 달통할 달)   

〈진서(晉書)〉에 나오는 사통팔달은 이리저리 여러 곳으로 길이 통(通)한다는 뜻으로, 길이나 교통망, 통신망 등이 사방으로 막힘 없이 통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인간과 사물을 넘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신(新) 사통팔달의 시대가 오면 일상생활과 도시에서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도로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사람이 사고가 나면서 넘어졌습니다. 그러자 쓰고 있던 헬멧이 바로 사고 상황을 자동으로 병원에 통보해줍니다. 병원은 헬멧이 보내온 환자의 인적 사항과 현재 사고자의 몸 상태를 파악한 후, 이 정보를 바로 구급차에 전달하게 됩니다. 구급차는 사고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어떤 처치를 해야 할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준비합니다. 물론 차가 막힐 걱정도 없지요. 구급차가 출발과 함께 경찰에 신호를 보내고, 경찰은 실시간으로 신호등과 교량의 통행 등을 조절해 최적의 도로 조건을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관광도시로 유명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로 늘 분주한 도시인데, 도로는 좁고 복잡해 차량정체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바르셀로나 시는 쓰레기통에 센서를 설치했습니다. 교통체증과 쓰레기통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1차로가 많은 좁은 도로에 쓰레기 수거 차량이 정차하면 그 뒤에 있는 모든 차가 기다려야 하는데, 그동안에는 쓰레기차가 수많은 쓰레기통마다 매번 정차해서 일일이 쓰레기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쓰레기통에 센서를 달자, 센서가 현재 쓰레기통 안의 쓰레기양이 얼마인지를 매시간 쓰레기 수거 차량에 알려주니, 더는 불필요한 정차를 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2013년부터 시작한 쓰레기통 사물인터넷으로 바르셀로나는 차량정체, 뒤이어 정차한 차들의 환경오염, 운전자의 시간 낭비 등을 말끔히 해결했지요.
     
길이 사방(四方)팔방으로 통해 있음을 말하는 사통팔달(四通八達)의 사물인터넷시대에 대에 한국의 도시들도 기술적으로, 행정적으로 앞서 나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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