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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10. 2017

02. 표준화의 방해물은 반드시 제거하라.

<리더의 비전>

진시황이 22세가 되는 재위 9년째인 기원전 238년에 혜성이 나타났다. 당시 혜성은 불길한 징조였다. 진시황은 여러 액막이 조치를 취한 뒤 하늘에 제사를 올리기 위해 어가를 타고 옹성으로 갔다. 아직 성인식을 올리지 않은 까닭에 모후인 조태후의 권고를 받아들여 사당에서 의식을 치르기 위해서였다.

5일 동안 잔치를 베풀고 군신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 노애도 있었다. 그는 날마다 술을 마시며 도박을 즐겼다. 4일째 되던 날 노애가 중대부 안설과 도박을 하다가 계속 잃게 되자 판을 쓸고 새로 하자며 억지를 부렸다. 안설이 이를 거절하자 노애가 대노했다.


“네 이놈, 네가 어느 존전이라고 감히 거부를 하는 것인가!”
노애가 안설의 따귀를 갈기고 눈을 부라리며 호령했다.
“나는 진왕의 양부다. 너 같은 자가 감히 나에게 대드는 것이냐!”

조태후와 노애의 관계는 별개로 치더라도 노애의 권세가 높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권세에 힘입어 노애는 반란을 일으키려고 했다. 이를 알게 된 진시황은 반란에 가담했던 20여 명을 거열형에 처했다. 그들의 시신은 저잣거리에 내걸렸고 일가의 재산은 모두 몰수당했다. 노애는 삼족을 멸하는 형을 받았다.

노애를 추천했던 여불위 역시 이 사건에 말려들어 상국의 직책을 삭탈당하고 함양에서 추방당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여불위를 잊지 못하고 하남까지 찾아갔다. 이는 진시황을 크게 자극했다. 그에게 여불위는 잠재적인 위협이었다.

“그대가 진나라에 무슨 공을 세웠는가? 왜 진나라는 그대에게 하남 식읍 10만 호를 주었는가? 그대는 우리 진나라와 무슨 관계가 있기에 중부라 불리는가? 가솔들을 거느리고 촉지로 옮겨가라!”

여불위는 진시황의 편지를 읽고 독주를 마시고 자살했다. 진시황은 여불위의 장례에 참석한 사람에 대해서도 끝없이 견제했다. 여불위의 장례에 참석한 사람이 삼진(三晉)에서 온 사람이면 모두 진나라 밖으로 쫓아내고, 녹봉이 600석 이상인 진나라 사람이면 관직을 삭탈하고 유배를 보냈다.

진시황은 이후로 노애와 여불위 같은 일을 일으킨다면 그 가산을 몰수하고 이번 일과 똑같이 처리하겠다고 공표했다. 권신들에게 내리는 경고였다. 이러한 진시황의 경고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진시황은 이 사건으로 이후 2년도 채 안 되어 진나라의 권력을 자신의 손에 완전히 움켜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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