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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10. 2017

65. 한 번에 두 번 칭찬하라. ♬

<지혜의 심리학>

                                                                                                                       




‘생각의 원리를 깨우쳐 행복에 이르는 길’을 다룬 책, <지혜의 심리학>을 여러분과 만나는 오수진입니다. 벌써 마지막 시간인데요. 오늘은 어떻게 칭찬하면 상대의 마음과 행동까지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칭찬에 특별한 기법이나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측면이 꽤 많다. 그중 하나가 ‘칭찬은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전달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칭찬을 자신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상대방이 혼자든 다수든 칭찬은 ‘자신이 주체가 되어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칭찬은 꼭 자기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한 칭찬을 전달만 해도 두 배 이상의 긍정적 효과를 내기도 한다. 칭찬을 듣는 사람 처지에서 보면 여러 명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니 그 기쁨이 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남의 입을 빌려 칭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군대에서 장교생활을 할 때 참으로 인상 깊은 칭찬을 하는 지휘관이 있었다. 그 지휘관은 자신의 부하를 칭찬할 때 곧잘 이런 말을 했다. “자네가 늘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을 자네 상관에게 늘 듣고 있네. 내가 오늘 보니까 그 말이 사실이로군. 새로운 작전계획에 자네의 노력과 고민이 잘 반영되어 있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왜 이 칭찬을 지혜롭다고 할까? 부하의 노력에 대한 칭찬이 그 부하 상관의 평가를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칭찬하면 그 부하는 더 높은 지휘관에게 칭찬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 자리에 없는 자기 상관에게도 노력을 인정받은 셈이 된다. 이런 지혜로운 칭찬을 ‘인정’이라고 한다. 인정은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으로 정의되지만, 칭찬은 단순히 ‘높이 평가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는 인정이라는 더 강한 긍정적 평가를 위해 한 사람이 아닌 다수의 공통된 평가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지휘관은 한 문장으로 다수의 평가를 구현해 냈다.

좋은 칭찬의 다른 예를 살펴보자. 한 회사의 임원은 직원을 칭찬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꼭 그 직원의 상사를 부른다. 그리고 이렇게 물어본다. “이 직원은 칭찬받아야 할 정도로 실력이 있는 사람인데 정말 그렇죠? 예를 하나만 들어주세요.” 이 말에 상사는 자기 부하의 장점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떠올린다. 그러면 그 임원은 직원을 만났을 때 ‘자네 상사가 말하던데’라고 하면서 칭찬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덧붙일 수 있다. 자신의 칭찬에 관한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다.

듣는 사람은 ‘잘 모르면서 그저 듣기 좋은 소리를 한다’는 느낌이 사라진다. 게다가 듣는 사람은 ‘어떻게 나에 관해 이렇게 잘 알고 있을까’ 하는 느낌에 자기 상사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든다. 그만큼 칭찬하는 사람이 말하는 에피소드가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간접 칭찬과 칭찬 옮기기의 효과는 정말 크다. 따라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직접 칭찬뿐만 아니라 간접 칭찬인 ‘칭찬 옮기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칭찬은 그 대상이 잘못되면 좋은 칭찬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칭찬은 세 가지 대상에 해야 한다. 첫째, 재능이 아닌 노력을 칭찬해야 한다.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는 성적이 안 나와도 좌절하지 않고 더 노력한다. 둘째, 사건이나 결과가 아닌 인격 자체를 칭찬해야 한다. ‘잘했어’라는 말보다 ‘경일아, 잘했어’라는 말이 훨씬 좋게 들리고 동기 부여가 된다. 셋째,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라 무의식적 행동, 즉 반사적인 행동에 주목하고 칭찬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한 행동을 칭찬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칭찬받은 행동의 원인을 궁금해한다. 그런데 만약 매우 계산적이고 의도된 행동을 했을 때 칭찬받게 되면 결국 자신의 가증스러운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무의식적이고 반사적인 행동을 바로 칭찬하면 사람들은 훨씬 더 스스럼없이 ‘내가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좋은 행동의 가능성도 같이 커진다. 특히 아이들을 칭찬할 때 중요한 대목이다.

여러분의 칭찬은 어떤 칭찬인가요?



북 큐레이터 | 오수진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중문학 복수전공)를 졸업한 후, 현재 KBS에서 기상 캐스터로 근무하고 있다. 더굿북의 북 큐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독서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홍보 대사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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