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May 10. 2017

08. 안락지대를 벗어나야 생존할 수 있다?

<플렉서블 씽킹>

석기시대의 뇌를 탄력적인 뇌로 바꾸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 될 수 있다. 그저 안락지대에만 머물러 있을 때가 훨씬 더 편안한 건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며 외부 환경 탓으로 미뤄버리는 순간, 우리는 자신의 발목을 스스로 붙잡는 셈이 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목표를 이루거나 도전과제에 대처하는 우리의 행동범위가 매우 제한된다. 당연히 여러 상황에서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고 목표를 이루지 못하며 쉽게 스트레스 받는다. 특히 일부는 탄력성이 부족해서 스스로 문제를 자처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그러니 탄력적인 뇌로 만들기 위해서는 안락지대를 벗어나려는 노력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통신판매업체인 크벨레(Quelle)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면, 안락지대에 머무르려고 할 때의 결과를 엿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크벨레(Quelle), 오토(Otto), 네커만(Neckermann) 같은 통신판매 업체들은 독일 경제 부흥을 상징했다. 배고픈 시절을 보낸 독일 국민은 의류, 가구, 장난감, 전자제품에 대한 구매 욕구로 가득했다. 당시 크벨레의 공급 품목에는 일반적인 소비용품은 물론 캠핑카, 모터보트, 통나무집까지 있을 정도로 다양했고, 덕택에 외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대도시의 백화점과 전문상가에나 있을 법한 물품들을 구매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독일 전역에 전화부 두께만한 카달로그가 배포되었다. 이 사업은 1995년 온라인업체인 아마존이 독일 시장에 뛰어들기까지 전성기를 누리며 번창했다. 그러다 보니 크벨레의 경영진은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전략에 변화를 시도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이미 지난 수십 년간 충분히 입증된 방식인데 앞으로도 먹히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는가? 아마존이 초기 공급 품목인 책과 CD에서 수많은 추가 품목으로 확장하기까지, 크벨레는 그때까지의 방식과 시스템을 고수했고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선택하지 않았다.

사진 : Freepik.com

 온라인 카달로그가 인쇄 버전보다 훨씬 제작비가 적게 들고 클릭 몇 번이면 신상품이 등록되거나 경쟁자 가격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는 편리함을 간과한 것이다. 크벨레는 계속해서 카달로그 수백만 부를 배포했고, 훗날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려고 시도할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후였다. 이렇듯 탄력적이지 못한 경영으로 인한 결과가 2009년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결국 크벨레가 파산한 것이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네커만도 그 뒤를 이었다. 통신업체 중 오토만이 살아남았고 크벨레와 네커만 브랜드를 모두 합병했다.

오토는 경쟁사와 뭐가 달랐을까? 창립자 베르너 오토(Werner Otto)의 아들인 미하엘 오토(Michael Otto)는 경쟁사들보다 훨씬 앞서 시대의 변화를 읽고 필요성을 인지했다. 이에 미하엘 오토는 1990년대 초부터 전 세계 IT업계의 중심지인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전자상거래의 미래를 예측하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그 깨달음을 십분 활용했다. 그 결과로 얻은 성공은 그의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했고, 오늘날 오토는 독일 온라인 시장에서 아마존의 뒤를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크벨레의 사례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명언을 떠올리게 한다. “옛것을 고수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것이야말로 정신착란의 가장 순수한 형태다.”

매거진의 이전글 04. 어흥! 사자 미트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