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May 10. 2017

10. 팩트보다 중요한 것은 팩트를 보는 시각이다!

<플렉서블 씽킹>

아무리 애를 써도 도저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그런 상황이 분명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꼭 무기력한 희생양이 될 필요는 없다. 결과를 바꿀 수 없다고 해도, 우리 스스로 선택 가능한 해결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의 모습이 전부라 믿는다. 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교육과 경험을 토대로 완성된 각자의 방식에 따라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는 것뿐이다. 백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검정 래브라도견 사진을 보여주고 개의 모습에 대해 물어본다고 상상해보자. 같은 사진이지만 이 사진을 본 사람의 생각은 전부 각양각색이다. 그중에는 덩치 큰 검정 개는 매우 사납다고 말하는 이도 있고, 사진을 보자마자 푹 빠져서 귀엽다는 찬사를 반복하는 사람도 있고, 개를 키우면 털도 날리고 냄새가 난다며 찌푸리는 이도 있다. 각자의 관점이 달라서일 뿐, 모두 정답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첫 이미지는 전부 각자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개가 위험하다고 말한 사람은 아마 어렸을 때 개한테 물린 경험이 있을 수도 있다. 사진만 봐도 애정이 넘쳐흐르는 사람은 아마 지금 개를 키우고 있거나 최소한 지금까지 좋은 기억만 있었을 확률이 높다. 사진에 등장한 개가 정말 난폭한지, 사랑스러운지, 털이 날리거나 냄새가 고약한지 그 실제 모습은 모르지만 우리는 그럴 거라 판단한다. 그건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판단하는 석기시대의 뇌가 무의식적으로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사진 : Freepik.com


종종 이런 평가 잣대들이 무작위로 변경될 때도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가 바로 ‘배우자’이다. 처음에 사랑에 빠지면 뭘 해도 상대가 최고로 보인다. 부부 모임을 위해 수많은 옷을 입고 벗기를 반복해도 그 모습이 마냥 사랑스럽기만 하고, 배우자의 어머니가 둘 사이에 사사건건 간섭하려 해도 멋지기만 하다. 집에서 속옷만 입고 돌아다녀도, 저녁마다 파김치가 되어 있어도, 잠 잘 때 불 끄는 걸 자주 잊어버려도 상관없다. 하지만 눈에 씐 콩깍지가 벗겨지는 순간 모든 것이 달리 보인다. 뭘 입어도 똑같으니까 대충 입었으면 좋겠다, 배만 고프다, 배우자의 어머니가 또 한 번만 약속도 없이 찾아온다면 아예 집에 오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집에서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는 것도 꼴불견이 되어버리고, 거실등을 끄는 걸 잊어버리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사실 상황은 예전과 조금도 변함이 없는데 이를 대하는 우리의 생각만이 달라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정확히 이런 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아래 정육면체 그림을 유심히 관찰해보자.


눈에 보이는 회색면의 위치는 어디인가? 정육면체의 앞쪽인가? 뒤쪽인가? 대답이 어떻든 간에 모두 정답이다. 여러 사람들에게 이 그림을 보여주면 회색면이 앞에 놓여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뒤쪽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도 있다. 두 가지 모두 정답이라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회색면을 앞쪽으로, 그리고 뒤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때 약간의 팁이라면 아래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정육면체를 바라보면 회색 면이 앞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반면 시선을 위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향하면 회색 면이 뒷면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이 트릭을 깨닫는 순간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이 가능하다.

이렇게 정육면체를 보는 시각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정육면체의 방향을 참고할만한 배경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생각에 따라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참고할만한 배경이 제시되는 순간 우리의 뇌는 경험에 입각해 그림 속 정육면체에 적당한 방향을 결정한다. 따라서 정육면체가 식탁 위에 있다고 가정했을 때 보이는 모습은 다음과 같다.


이때부터 회색 면을 이리저리 옮기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해진다. 식탁이라는 맥락에 의거하여 뇌는 회색 면이 뒤에 있다고 판단하고, 그 외는 원근법에 위배된다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정육면체 그림에서 식탁이 우리가 봐야 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서 특정 상황이 평가될 때는 그 배경에도 책임이 있다. 상황의 배경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그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고 해도, 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주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09.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인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