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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12. 2017

02. 관찰의 힘! 아는 만큼 보인다. : 네이버 포스

어떤 사람은 초감각적 지각을 갖고 있다. 왜일까? 그들은 아주 예민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영국의 유명 추리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주홍색 연구』는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소설에서 홈스는 처음 만난 왓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왔다는 사실을 추리해낸다. 왓슨은 홈스의 추리력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로 이해할 수 없어 했다. 그 후 둘이 명콤비가 된 후에야 왓슨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홈스와 처음 만났을 때 왓슨은 의료계에서 일하고 있었다. 홈스는 그에게서 군인 특유의 기질을 느꼈고 그가 군의관일 거라고 추리했다. 그의 얼굴은 가무잡잡했으나 손목 부근의 피부가 하얀 것으로 볼 때 햇빛이 강렬한 열대나 고원 지방에서 돌아온 것이 틀림없었다. 가무잡잡한 얼굴 뒤로 보이는 초췌함은 그가 최근에 부상당했거나 고된 생활을 했음을 설명해주는 단서였다. 왓슨의 뻣뻣해 보이는 왼손은 다쳐서 그런 것임에 분명했다. 이 모든 요소를 종합하면 어느 백인 군의관이 최근 햇빛이 강렬한 지방에서 힘들게 생활하면서 팔까지 다쳤다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어느 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했을까? 바로 아프가니스탄이다. 답은 뻔했다. 언뜻 보면 신기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다지 신기할 것도 없다. 당신에게도 반나절의 시간이 주어지면 홈스와 똑같은 결론을 내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홈스의 뛰어난 점은 이런 판단을 하는 데 1초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사진: 드라마 셜록 캡처



『주홍색 연구』에서 아서 코난 도일은 다음과 같이 썼다. “인생은 커다란 쇠사슬과 같아서 고리 하나만 보아도 전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손톱, 외투 소매, 신발과 바지 무릎, 엄지와 검지에 박힌 굳은살, 얼굴 표정, 셔츠 소맷부리만 관찰해도 그의 직업을 추리해낼 수 있다.” 예컨대 홈스는 타자기에 찍힌 글자의 흔적만으로도 사건 전체의 전후 맥락을 추리해내기도 한다.

물론 소설은 소설일 뿐 믿을 게 못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이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을 매료시킨 데는 치밀한 논리에도 있다. 빈틈없는 논리야말로 이 소설의 가장 탁월한 점이다.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소설 속 주인공은 자세한 관찰만으로 전체를 추측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미래 예측도 가능한 것이다.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는 사람들은 마치 마술사처럼 사물도 확연히 다른 것으로 바뀌게 할 수 있다. 무엇이든 관심을 기울이고 자세히 관찰하면 평소 간과했던 사소한 부분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삶은 다채로워지고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포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자세한 관찰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예를 들어, 꽃이나 촛불을 응시할 때, 먼저 존재와 본질을 지각한 후에야 아름다움도 의식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색깔이 짙은지 옅은지, 생김새와 형태는 어떤지, 주변 사물과 관계는 어떤지까지 관찰했을 때 비로소 자세히 관찰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것들을 관찰해서 뭐해? 좀 더 중요한 일에 정력을 쏟아야 하지 않아?’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한 말을 기억했으면 한다.

세상 모든 것은 흥미롭다.

세상 모든 것에 흥미를 느끼면 그 속에서 진정한 흥미로움도 발견할 수 있다. 모든 사물과 현상에 대한 자세한 관찰 외에도 예리한 관찰력을 길러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정보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예리한 관찰력의 정도는 흔히 흥미가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잘 알고 있겠지만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곤충 수집과 관찰에 큰 흥미를 느꼈다. 그런 그가 동료와 깊은 골짜기로 현장 조사를 나갔을 때의 일이다.

‘우리 둘은 주변의 신비한 빙하 흔적을 보지 못했다. 빙하 흔적이 너무도 뚜렷한 암석과 우뚝 솟은 큰 암석 덩어리 등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생물에 대해서라면 누구보다도 예리한 관찰력을 가진 다윈조차도 지질 현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흥미도 없던 것이다. 다윈처럼 지질 현상에 흥미가 없어도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더 정확한 초감각적 지각을 얻고 싶다면 자신의 흥미 범위를 넓힐 필요는 있다.

예리한 관찰력은 그 사람의 경험적 지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복잡하게 뒤얽힌 세상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박학다식한 사람이야말로 의미 있는 정보를 더 많이 발견해낼 수 있다. 반대로 경험과 학식이 부족한 사람은 많은 관찰 대상을 두고도 이리저리 분주하기만 할 뿐 정작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더 많은 지식을 두루 섭렵하여 관찰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부 지식에 기대 사물을 지레짐작하는 행동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찍이 괴테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설파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관찰은 의미를 잃게 된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얼마나 뛰어난 관찰력을 가졌는지 여부에 의해 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많고 적음도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예리한 관찰력의 소유자는 초감각적 지각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삶을 더 자세히 관찰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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