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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17. 2017

01. 뉴 삼성의 전략과 인사혁신 과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삼성 인재경영의 모든 것>

삼성은 인사혁신(People Innovation)에 그치지 않고 사업구조(Product Innovation)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61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자산으로 소프트웨어(SW) 중심 회사로 변신 중이다. 또한 삼성은 최근 들어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헬스케어, 스마트홈 같은 차세대 먹을거리 발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의 텃밭은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가전 같은 하드웨어였다. 하지만 애플, 구글 같은 삼성의 경쟁자들은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IT에서 자동차 시장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실질적 회장의 역할을 해오면서도 전면에 나서지 않았으나 2016년 하반기 ‘갤럭시노트7 리콜 문제’를 책임진다는 승부수를 두면서 2016년 10월 정식으로 등기 임원에 등록하고 전면에 나섰다. 투자, 사업재편,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오너의 책임경영이 필요하고 오너가 전면에 나서 결단해야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 최대의 3대 과제를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1. 과감하고 신속한 신규 투자 확대

삼성은 기존 전자 외에 바이오 산업과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전장 등 새롭게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신수종 사업을 통해 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의 신수종 사업으로 시작된 바이오 산업이 시장에서 직접 가치를 평가받겠다고 자신 있게 나서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5년이면 충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후 품질·스피드·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단숨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분야 글로벌 3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2013년 7월 상업 생산을 시작한 제1공장은 2015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제조 승인을 받고 현재 풀 가동 중이다. 2013년 9월 착공한 15만 리터 규모의 제2공장은 2016년 2월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 2015년 11월 착공한 18만 리터 규모의 제3공장은 최적화된 설계를 통해 정기 보수 없이 365일 연속 가동이 가능해 세계 최고 효율,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갖춘 ‘드림 플랜트(Dream Plant)’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공장이 완공되는 2018년이면 36만 리터 생산 능력을 갖춰 30∼40년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제약사들을 제치고 ‘글로벌 CMO 1위 기업’ 자리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핵심 경쟁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나온다. 최대 라이벌인 애플마저 삼성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사서 쓰는 이유다. 이들 부품은 ‘타이밍 산업’이다. 시장이 원하는 시점에 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하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 대신 조금이라도 늦으면 적자가 불가피하다. 삼성은 2016년에도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 원 이상을 설비 투자하기로 했다.


2. 신수종 사업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재편

삼성은 2013년 말부터 사업 재편을 시작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고 있다. 화학 방산 등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대신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수많은 해외 업체를 인수합병했다. 여기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바탕에 깔렸다. 삼성전자는 미국 빌트인 가전 시장을 뚫기 위해 럭셔리 가전회사 데이코(Dacor)를 사들였고, 세계 10위 규모의 프린터 사업부는 미국 HP에 매각하기로 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더 이상 하드웨어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삼성의 혁신 작업은 이 부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등 신성장 사업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적 혁신)’의 패러다임을 확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또 이 부회장은 루프페이, 예스코일렉트로닉스 등 첨단 스타트업 기업을 집중적으로 쇼핑하면서 이 분야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리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그룹 지배력과 장악력 제고는 물론 신성장 사업 발굴과 재편을 꾀해왔다. 사업 재편엔 이 부회장 중심의 그룹 지배구조를 다지겠다는 의도도 들어 있다. 


3. 자발적 몰입과 창의적인 기업문화 구축

삼성의 경쟁자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하드웨어 기반으로 커온 삼성이 이들과 경쟁하려면 경직된 문화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가 2016년 6월 ‘스타트업 삼성 컬쳐혁신’과 ‘인사혁신안’을 내놓은 건 이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이런 혁신안이 이른 시일 내 뿌리내리려면 오너의 집중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초일류 기업으로 계속 가는 길은 험할 수밖에 없다. 삼성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가는 길은 그동안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로 달려온 길보다 더욱 험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판을 짜는 ‘뉴(New) 삼성’의 출발을 알리는 힘찬 고동이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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