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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17. 2017

02. '교육-일-퇴직' 3단계 삶에서 벗어나라!

<100세 인생>

우리는 100세 인생의 결과에 관해 재무적인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 개인의 특정한 요인들은 무시하기로 한다. 대신에 잭(Jack), 지미(Jimmy), 제인(Jane)이라는 대표적인 세 사람의 삶을 살펴보자. 이들은 각각 1945년, 1971년, 1998년에 태어난 사람들로 자기 세대를 대표하면서, 기대 여명의 증가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세대마다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준다. 


잭의 삶은 3단계(교육, 일, 퇴직)의 삶이 기대 여명이 70세인 자기 세대에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잭의 삶은 지금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사례로서가 아니라, 자기 세대에게 적용된 3단계의 삶에서의 성공이 다음 세대에게 강력한 롤모델이 된 이유를 설명하는 사례로서 중요하다.

지금 나이가 40대이고 기대 여명이 85세인 지미 세대에게는 3단계의 삶이 롤모델이었다. 지미는 여태까지 3단계의 삶이라는 사회 규범을 따르고 있지만, 이제 현실은 잘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지미는 중년을 맞이하여 주변을 둘러보면서 어떻게 하면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지미에게는 선물보다는 저주가 더 커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장수는 선물일 수 있다. 하지만 지미가 국면을 전환하려면 변화와 실험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제인은 100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되는 젊은 여성이다. 제인 세대의 사람들은 3단계의 삶이 그들에게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인생 계획을 처음부터 재설계하고 있다. 제인은 기대 여명이 가장 길고 삶을 설계하는 방식에서 가장 큰 유연성을 지닌 집단에 속한다. 이들 중에서 사회적인 선구자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삶이 길어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오래 일할 수밖에 없다. 불과 몇 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제인의 경우에는 수십 년을 더 일해야 한다. 이처럼 일하는 기간을 늘리지 않으면 적어도 일하는 기간의 절반이 되는 퇴직 후 기간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저축할 수가 없다. 이러한 상황은 현금지급주의 방식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어서 연금 지원액을 삭감해야 하는 국가에서는 더욱 악화된다. 우리가 예상했던 수준 혹은 우리가 원하거나 현재 여력이 된다고 생각하는 수준보다 저축과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3단계 모델('교육-일-퇴직')에서 벗어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직업 계획과 장기 재무 설계 속에 3단계 모델이 놀라울 만큼 뿌리 깊게 자리를 잡고 있다. MIT의 프랑코 모딜리아니(Franco Modigliani) 교수는 소비에 관한 생애주기 가설(Life Cycle Hypothesis)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이를 3단계의 삶을 잘 요약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연금을 뜻하는 ‘펜션(pension)’이라는 단어도 원래는 궁정의 충신들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던 것이었는데, 3단계 모델을 반영하기 위해 그 의미가 달라졌다. 여기서 우리가 검토한 길어진 수명과 그에 따른 재정상의 결과들을 고려하면 이제는 3단계 모델이 쓸모없게 되었음이 명백해졌다. 3단계 모델이 재정적으로 무리 없이 작동하려면 일하는 두번째 단계가 길어지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생산성 혹은 활력과 같은 비금전적 자산에 바람직하지 못한 효과를 미친다. 두번째 단계가 무자비할 정도로 길어지면서 비금전적 자산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과정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그러나 그 간단한 설명만으로도 어려운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우선 퇴직 후 기간이 길어진 것이 한편으로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가치 있게 여기고 필요로 하는 격려와 동료애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세번째 단계가 길어지는 데 문제가 있다면, 두번째 단계에서 일을 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데도 문제가 있다.

고용 환경의 본질적 변화 역시 3단계 모델이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잭은 30년 넘게 일하면서 20대 초반에 받은 기술 교육을 60대까지 활용했다. 제인이 80대까지 일을 한다면 잭과 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제인은 인생 전반에 걸쳐 고용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제인은 평생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인에게 적합한 모델은 3단계의 삶이 아니라 다단계의 삶이다.

또한 비금전적 자산의 문제도 있다. 제인이 두번째 단계에서 오랜 기간 일을 하면, 제인의 건강이나 체력은 어떻겠는가. 파트너와 자녀를 포함하여 집안사람들과는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제인은 두번째 단계에서 오래 일을 하는 동안에 지식이나 기술이 퇴보할 뿐만 아니라 가족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질 수 있다. 우리 중에서 80세까지 쉬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당신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잭에게 적용되던 것이 지미에게 적용되기는 어렵고, 제인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 말이 확실히 옳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3단계의 삶에서 벗어나서 삶을 재설계하여 장수가 활력, 창의성, 즐거움을 전해주는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에게 장수와 관련된 공통의 관심사는 바로 일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고용 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살펴보고, 지미와 제인이 어떻게 하면 잭보다 생산적이고 활력이 넘치고 창의적인 삶을 오래 살 수 있을 것인지를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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