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May 23. 2017

02. 만나기 전 세 가지 정도 조사해둘 것

<대화의 키>

요전에 연수여행에 참가했을 때의 일입니다. 사전에 도착한 참가자 명단 밑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에 대해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한 후 참가 부탁드립니다.”

참 편리해진 세상이지요? 통상 첫 대면에서는 으레 상대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공통점을 찾아가며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사전에 직업이나 취미, 출신지 등을 미리 알고 만나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의 이름을 사전에 미리 알게 되었다면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거나, 그 사람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알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구체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항목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추천합니다.

•자신과의 공통점
•좋아하는 것
•듣고 싶은 것

딱 이 세 가지 정도면 충분합니다. 위의 세 가지 항목을 찾았다면 조사는 끝! 너무 많은 것을 조사해서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이것저것 조사를 다 하면 실제로 만났을 때 궁금한 게 없어져 오히려 역효과가 나버리기 때문이지요.

사진: Freepik.com 


제가 DJ로서 인터뷰할 때에는 제작진들이 정말 많은 자료를 준비해주었습니다. 책이며 영화, 잡지에 CD, 게다가 인터넷 기사까지. 이런 것들에 익숙지 않았던 시절에는 조금이라도 많은 정보를 머리에 담아두려고 그 많은 자료를 꼼꼼히 읽고, 또 읽으며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아보려 했습니다. 묻고자 하는 질문이 떠오르지 않거나, 머릿속이 새하얗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많은 준비를 하면 할수록 인터뷰가 잘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상대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 정작 인터뷰를 할 때는 더 이상 알고 싶은 것이 없었던 것입니다.

상대에게서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상대에게 흥미를 갖는 것입니다. ‘더 알고 싶다’는 흥미가 상대로 하여금 더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욕을 끌어당깁니다. 따라서 만나기 전에 하는 조사는 흥미를 남겨두는 정도까지만 하는 것이 딱 좋습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너무 많은 정보는 결국 상대의 이야기를 확인하는 것에 그쳐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조사의 목적은 상대에 대해 알아보고 숙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에 대한 흥미를 높여 ‘만나고 싶다’, ‘이야기가 듣고 싶어’라고 생각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사전에 조사해야 할 것 중 세 번째 항목으로 ‘질문’이 아닌 오히려 ‘듣고 싶은 것’이라고 쓴 이유는 그저 그런 질문이 아닌 열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질문에도 저마다 온도가 있습니다. 별 뜻 없이 일단 묻고 보는 낮은 온도의 질문이 아닌 진심으로 알고 싶어 하는, 듣고 싶은 바람이 담겨 있는 높은 온도의 질문이야말로 상대로 하여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욕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KEY POINT!

•사전에 조사해야 할 것 3가지
- 자신과의 공통점
- 좋아하는 것
- 듣고 싶은 것
• 흥미를 잃지 않기 위해서 조사는 정도껏 할 것
•온도가 높은 질문이야말로 상대의 말하려는 의욕을 끌어내는 법

매거진의 이전글 00. <대화의 키> 연재 예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