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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23. 2017

76. 센서티브 ♬

<센서티브>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팟빵 오디오북, <책 듣는 5분>
안녕하세요, 더좋은책연구소장 임재영입니다.

책 듣는 5분은 매주 한 권의 새로운 책,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책을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제 예민한 성격 때문에 미치겠어요. 친구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자꾸 무슨 일인지 얘기해보라고 하게 되고, 사람들이 지켜보는 느낌이 싫어 일하거나 운동할 때도 집이나 독립된 공간에서 하게 되거든요. 뭔가 결정하기도 힘들고, 간혹 실수라도 한다면 제 마음이 용납할 수 없어 살피고 또 살피느라 신경질적이 되기 일쑤랍니다.”

신경정신과에는 이런 고민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자신의 예민함 때문에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사람인가요, 아니면 둥글둥글한 무난한 사람인가요? 오늘은 그런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책, 다산3.0에서 출간한 <센서티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인 일자 샌드는 덴마크 사람입니다. 그녀는 어릴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큰 슬픔을 경험하는데요. 문제는 그 상처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그녀를 괴롭혔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야 했어요. 그래서 심리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치료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을 더 깊게 이야기할 때 세상으로 나아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 경험으로 그녀는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지요.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특히 민감한 성격의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돕기 시작합니다.

민감한 성향의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일반적으로 다섯 중 하나입니다. 그럼, 민감한 사람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들은 혼자 있기를 좋아합니다. 예민한 신경 시스템을 갖고 있어서 더 많이 받아들이고 깊게 생각하는 성향이 강하죠. 민감한 사람이 부모가 될 경우, 부모 역할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훨씬 많습니다. 고통의 임계점이 낮아서 주변 상황이 좋지 않으면 더 고통을 느끼기도 하고요. 타인의 감정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그 관계에서 감정적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버리고 난 뒤에 탈진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민감함이 단점일까요? 저자는 결코 단점이 아니라고 합니다. 예민한 신경 시스템을 갖고 있어서 훌륭한 미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음악이나 새소리를 듣거나, 꽃향기를 맡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남들보다 더 큰 기쁨을 경험한다는 것이죠. 민감함을 가진 부모라면 직관적이고, 주의력이 깊고, 자녀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파악할 수 있어서 좋은 부모가 될 자질을 많이 갖고 있는 셈이지요. 또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남을 돌보는 일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민감한 사람들은 내면의 장점도 많습니다. 높은 민감성을 가졌다면, 풍요롭고 이상적인 삶과 창의적인 내면세계, 풍부한 상상력을 가졌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본능적으로 영적 호기심이 높아 여러 종교적인 믿음을 추구하거나, 자신의 신념 체계를 스스로 만들 줄도 알지요. 완벽하고 치밀하며, 신중하다는 점 때문에 작가나 예술가, 자유사상가들 중에는 민감함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도 민감함의 장점일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남들보다 민감하고 민감함의 장점을 알았다면, 자신의 민감성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으면 좋습니다.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시간을 내면 좋을지 몇 가지 예를 한번 들어볼게요. 자연을 즐기는 시간, 창조적인 일에 몰두하는 시간, 조용히 앉아서 사색하는 시간, 달리기나 춤추기, 목욕처럼 몸에 유익한 활동을 하는 시간들 말입니다. 이외에도 동물과 시간을 보내거나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일기나 시, 책을 쓰는 시간도 만들어 보세요. 민감한 성향이라면, 아마도 이런 시간들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이라는 만족감을 줄 것입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구체적인 조언도 귀 기울여 들어볼만 합니다. 타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완전히 압도당해서 막막한 기분을 느낄 때가 있나요? 그럴 때 이런 전략을 한번 사용해 보세요. 상대방에게 “잠깐만 시간을 주세요!”라고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세요. 대화에서 느꼈던 심한 압박감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쉼표를 주는 것입니다. 그래도 상대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면, “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요. 다시 들을 준비가 되면 알려줄게요.”라고 해도 되고, 혹시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면, “우리 사이에 뭔가 불편한 게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뭔지 파악할 시간이 필요해요.”라고 말하는 것이죠. 이렇게 마음의 쉼표를 찍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고 설명할 기회를 갖는 것입니다. 민감한 사람들에게, 이 방법은 내면의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도록 하고, 관계를 지속하는 힘을 충전하게 할 것입니다.

심리 치료를 통해 민감한 사람들을 많이 만난 저자는, 자기 스스로가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자신 또한 마음의 문제를 치유한 경험이 있고, 민감함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연민을 느끼는데요. 하지만 민감함은 여러 연구 결과에서도 밝혀졌든,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개발해야 할 대상입니다. 우리 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창의력, 통찰력, 열정이 민감함이라는 재능에 기반을 두고 있거든요.

기존의 것을 결합하고 바꾸고 비트는 과정에서 탄생하는 창의력을 민감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해내는 특별한 신경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민감하기 때문에 더 많이 보고, 듣고, 느끼는데 이렇게 들어온 입력은 머릿속에서 무수한 연상과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죠. 또한 한 가지 현상에서 다양한 측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 주어진 일에 애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열정적인 태도가 바로 민감함 덕분입니다.

지금까지 민감함 때문에 힘드셨나요. 아마 남들보다 민감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거나, 사회적인 편견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기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보세요. 그리고 ‘민감함은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귀 기울여 보세요. 민감한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가졌는지 이제는 알아야 합니다.

<센서티브>에 나온 저자의 말 한마디를 덧붙이며 마치겠습니다.

남들과 비슷해지려고 하지 마라.
민감한 자신을 인정하면 더 특별해진다.
더 많이 느끼고, 상상하고,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다음 회부터는 이경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센서티브> 본문을 들려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임재영 l 더좋은책연구소 소장, 서평가

“독서는 완전한(full) 사람을, 토론은 준비된(ready) 사람을, 쓰기는 정밀한(exact) 사람을 만든다.”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에 이끌려 독서에 몰입했다. 책을 읽고 비평하며 더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일에 매력을 느껴 서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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