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사랑에는 대가가 필요 없다. ♬
<센서티브>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더 많이 느끼고 상상하고 창조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신간도서 <센서티브>를 만나고 있습니다. 저는 아나운서 이경입니다. 오늘 생각해볼 주제는 ‘사랑에는 대가가 필요 없다’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남들과 어울리기 힘든 사람이지만, 사람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그들이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는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외톨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있다. ‘본질적으로 나는 누구의 사랑도 받을 수 없는 사람이지만, 노력하면 공동체에서 받아줄 것이다.’ 여기에는 노력하지 않으면 모든 사람이 나를 버릴 것이라는 생각이 내포되어 있다.
여러분이 스스로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더라도 그것을 보상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간단하다. 여러분은 있는 그대로의 여러분을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실제로 가정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낮은 자존감과 높은 기준은 서로 강화하고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만약 계속해서 보상 전략을 만들어 하기도 어려운 높은 기준에 맞춰 행동한다면, 여러분은 끝까지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여러분이 그들에게 주는 도움을 좋아하는 건지 구별할 수 없을 것이다.
여러분은 이런 식으로 자신이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가정을 증명한다. 사람들이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느낄 때도 그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높은 기준 때문에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상담을 받으러 온 여성에게 이렇게 물었다. “내가 당신을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으세요?” 그녀는 “예,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내가 상담료를 내기 때문이죠.”라고 대답했다. 상담을 받는 사람 중에는 “상담료를 내면 마음이 편해요. 상담 시간에 즐겁고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아도 되니까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이 공동체에 속하기 위해 대가를 지급한다. 남에게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고, 도움을 주는 것도 그런 대가의 한 형태다. 그러나 여러분이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 반드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행동한다면 남들이 여러분을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여러분이 베푸는 도움을 좋아하는 건지 구별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식으로 여러분은 긍정적인 경험을 하면서도 결국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점점 더 낮아지게 만든다.
높은 기준을 세우고 다시 자신에게 실망하는 악순환은 여러분의 자아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자신이 부과한 과도한 요구 때문에 탈진하게 된다. 자기 자신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성향은 여러분을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게 한다. 지금 여러분이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설정해 힘들다면, 이제 그 기준을 낮추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은 과중한 부담에 짓눌려 허덕이는 삶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기준을 낮추는 첫 단계는 자신의 개인적인 행동 원칙을 재검토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기준을 낮추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자신의 행동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도 여러분이 그토록 걱정하는 그런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경험해야 한다. 높은 기준에 맞춰 살지 않아도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경험을 통해 완벽을 추구하는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더 여유로운 자아를 확장시킬 수 있게 된다.
처음에는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들겠지만, 기준을 낮추고 개인적인 행동 원칙을 벗어나는 행동을 시도하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여러분은 완벽하게 행동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여러분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될 것이고, 오히려 여러분이 더 느긋하고 편하고 유쾌해져서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 남들에게 계속 도움을 주지 않고 내 생각대로 행동해도 괜찮다는 경험은 자아의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준을 낮추세요. 기준을 낮추면 에너지가 샘솟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