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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25. 2017

03. 빚부터 갚자 vs 금융상품 수익률이 더 높다

<적게 벌어도 잘사는 노후 50년>

많은 사람들이 집을 살 때 은행에서 돈을 빌린다. 집값이 너무 비싸서 가진 돈만으로 집을 사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적게는 몇천만 원에서 많게는 몇억 원까지 빚을 져야 겨우 집을 살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일단 돈을 빌려 집을 샀으면 갚아야 한다. 그런데 돈이 없어 빌렸으면서도 저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표적인 저축이 바로 ‘청약통장’이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가족 수대로 갖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미 집을 샀는데 왜 청약통장을 계속 갖고 있는 거죠? 통장을 깨면 빚을 갚을 수 있을 텐데요.”
답답한 마음에 물어보면 대부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에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왜 깨요? 계속 유지하면 이자도 덜 내고, 무엇보다 주택청약에 써먹으면 좋잖아요. 요즘 당첨만 되면 떼돈을 번다던데…….”
“갖고 있어봤자 은행 좋은 일만 시켜요.”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청약통장에 넣어둔 돈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많지는 않지만 이자도 붙는데…….”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경향이 있다. 지금껏 청약통장을 유지하면 더 좋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던 사람들은 통장을 깨서 빚부터 갚는 게 좋다고 말하면 거부 반응을 보인다.

“지금 청약저축 이자가 얼마인가요?”
“정확히는 모르지만 2%가 채 안 되는 것 같던데요?”
“그럼 대출이자는요?”
“3%요.”
“고객이 돈을 맡기면 은행은 고객에게 2%의 이자를 줘야 하지만 고객에게 빌려준 돈의 이자로 3%를 받으니 은행은 고객이 돈을 갚는 걸 좋아할 수가 없죠. 그래서 청약통장을 유지하면 이자를 깎아주겠다며 돈을 갚지 못하도록 하는 거예요.”

나름 재테크 좀 한다고 청약통장을 유지하던 사람들은 그 청약통장이 자신이 아닌 은행에게 더 많은 돈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깜짝 놀란다. 마치 갑작스럽게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청약통장만이 아니다. 빚이 있는데도 매달 저축을 하거나 연금을 붓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돈을 크게 불리고 싶은 사람들은 주식이나 펀드에 돈을 묶어놓기도 한다. 물론 빨리 목돈을 만들어서 빚도 갚고 여유 자금도 만들려고 그런 것일 테다. 하지만 잘 따져보지 않고 무분별하게 금융상품에 가입함으로써 오히려 빚을 갚을 여력이 더 줄어들 수 있다.

빚이 있는 상태에서 대출이자에 못 미치는 수익률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도 같다. 아무리 금융상품에 가입해 돈을 모으거나 불려봤자 빌린 돈의 이자로 다 빠져나간다. 독에 물이 차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돈이 빠져나가 빚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

빚부터 갚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목돈을 만들기 위해 가입한 저축, 연금, 펀드 등의 금융상품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을까?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3억 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1억 원을 3% 이율로 대출받았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은행 직원의 권유로 청약통장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넣은 돈이 1,500만 원, 이 외에도 돈을 모으기 위해 든 적금 1,200만 원, 펀드 1,000만 원, 그리고 노후준비를 위해 든 연금 1,000만 원이 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자산을 불리기 위해 가입한 금융상품의 수익률과 대출이자의 이율을 비교해보자. 청약통장의 수익률은 연 2%, 적금은 1.4%로 대출이자에 한참 못 미친다. 펀드는 수익에 상관없이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수수료가 보통 3% 내외다. 연금의 경우 사업비가 최저 11%에서 많게는 48%까지 빠져나간다. 이 역시 대출이자보다 한참을 밑도는 수익률이다.

자산상태표를 통해 수익률이 마이너스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플러스로 전환해야 한다. 즉 빚이 있는 상태에서는 다른 금융상품을 거래할 것이 아니라 빚부터 갚아야 하는 것이다.


순자산만 놓고 보면 변경 전과 변경 후가 똑같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청약, 적금 등 수익률이 대출이자보다 낮은 금융상품을 정리해 빚을 갚으면 총 부채가 1억 원에서 3,300만 원으로 대폭 준다. 그러면서 내야 할 이자도 1년 기준으로 300만 원에서 99만 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결국 순자산은 동일해도 앞으로 자산관리를 하는 데는 변경 후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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