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분노가 슬픔으로 바뀌는 순간 ♬

<센서티브>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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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더 많이 느끼고 상상하고 창조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신간도서 <센서티브>를 만나는 네 번째 시간입니다. 저는 아나운서 이경입니다. 오늘 생각해볼 주제는 ‘분노와 슬픔의 관계’입니다.

여러분은 ‘희망’과 ‘불가능한 소망’을 구분해야 한다. 희망은 현실과 일치할 가능성이 있다.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을 바란다면, 결국엔 생명이 없는 것을 위해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남편이 극적으로 변하기를 기대하면서 사랑 없는 결혼 생활을 지속하는 아내가 그런 경우다. 그러나 그런 희망을 포기할 때, 그녀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 남편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면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 수용할 것인지, 스스로 변화를 만들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을 바라는 일은 희망과는 다르다. 죽은 가족이 나타나서 한동안 여러분과 함께 지내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여러분이 노란색을 좋아하든 하늘색을 좋아하든, 꽃의 색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선택할 수 없는 것을 바란다면, 해답을 찾기 위해 내면의 감정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의 삶은 불가능한 바람으로 가득 차 있다. 그 바람을 인식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특히 실제 삶이 바라는 삶과 큰 차이가 있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바람은 깊은 슬픔을 드러낸다.

그러나 나는 상처를 깊이 감춰둔 채 무감각하고 우울하게 살아가는 것보다, 슬픔을 직시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고 싶다. 도덕적인 비판을 할 때, 여러분은 사실 자신의 내면이나 외부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분노는 흔히 피상적인 단계에서 일어난다. 사람들은 깊은 내면에 숨어 있는 연약한 감정에 연결되기보다는 분노로 가득한 피상적인 단계에 더 오래 머무르려고 한다. 분노 밑에 숨어 있는 슬픔의 감정과 여러분이 무언가를 소유하거나 바꿀 수 없다는 무기력감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분노의 감정에 머무르고 있을 때는 어떤 대상과 싸우고 있다는 것과 더 격렬하게 싸울수록 자기감정에 무감각해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직시하는 것보다 분노의 감정을 부모에게 돌리는 걸 더 편하게 느낀다. 그러나 어린 시절을 바꿀 수는 없다.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는 없어지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평생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분노는 슬픔으로 바뀐다. 하지만 슬픔은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슬픔은 기다려야 하는 과정이다. 슬픔의 감정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타인의 사랑과 배려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 분노로 가득 차 있을 때는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애정과 친절을 베풀 수 없다. 그들이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슬픔은 사람들을 곁으로 불러들이지만, 분노는 멀어지게 한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잘 대처해야 해.”라는 자기 판단은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대처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는 말로 바꾸어야 한다. 이것은 내면에 슬픔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당신은 나를 더 지지해줬어야 해.”라는 말은 “나는 네가 도와주기를 기다렸어.”라는 말로 바꾸어야 한다. 나는 여러분이 비판을 할 때도 ‘해야 한다’는 말 대신 ‘했으면 좋을 텐데’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바란다. 그런 표현이 자신과 상대방에 깊은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나 타인을 판단하는 말 대신 ‘하면 좋을 텐데’나 ‘그렇지 않아서 아쉽다’는 표현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슬픔이 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편안해진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예민한 사람에게는 분노보다 슬픔이 훨씬 받아들이기 쉬운 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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