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May 29. 2017

05. 이노베이션의 목적은 고객 불편 해결이다.

<크리에이티브 R>

사진: pakutaso.com


예를 들어보자. 최근 사람들의 독서량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를 듣곤 한다. 독서량 감소 추세는 해가 갈수록 심각하다.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정보 원천의 전이가 필연적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현상을 이해할 수도 있고, 사람들의 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떨어지기 때문이라고도 이해할 수도 있다(반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독서의 중요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이유를 고객이 느끼는 불편사항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보통 책을 읽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

1. 서점에 가서 원하는 책을 구매하거나 읽는다.
2. 도서관에서 가서 원하는 책을 빌려서 읽고 반납한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동네 서점은 자취를 거의 감추었고, 번화가의 대형 서점만이 살아남은 도서 유통구조상 독자가 책을 사거나 읽기 위해서 서점을 방문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과업으로 느껴질 수 있다. 또한 도서관의 경우도 숫자 자체가 적고, 집에서 거리가 멀다거나 해당 지역민만 이용 가능하다는 등 제한이 있어서 이용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결국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1차적인 이유는 책에 접근하기가 힘들다는 불편함에서 찾을 수 있다.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 책을 사거나 읽기 위한 이동(travel)과 구매·대여의 과정은 점점 고객에게 큰 불편함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디자이너, 또는 기획자는 무엇을 혁신해야 할까? 창의의 ROI에 입각해서 창의력을 발휘해 보자. 마케팅의 ROI는 광고를 기획하거나 만들 때 광고 내용이 광고 소비자와 연관(relevance)이 있어야 하고, 그 내용이 독창적(originality)이어야 하며, 파급력(impact)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독서의 핵심 가치를 유지하면서 가치를 최적화하며 이전에 없는 새로운 영역을 주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서점이나 도서관을 바꿀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책을 읽으려면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야만 한다는 인식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이런 디자인 원칙이라면 어떨까?

‘도서관(서점)이 나에게 오도록 하라!’

다음 사진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 설치되어 있는 ‘도서예약대출기’의 모습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 설치된 도서예약대출기. 사람들이 책을 읽으려면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야만 한다는 인식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독서라는 핵심 가치를 유지하면서(R), 인터넷으로 회원 가입을 하고 원하는 책을 예약하면 그 책이 지정된 사물함에 배달이 되고, 이용자가 출퇴근 시간에 픽업·반납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이 기존에 독서 방식을 바꿀 만큼 가치를 제공한다(O). 또한 이 방법은 기존에는 없는 새로운 서비스로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I).

이런 맥락에서 보면 아마존의 킨들도 휴대용 인터넷 디바이스 포지셔닝이 아닌, 책에 대한 고객 접근 가치를 향상시킨 기기로 자리 매김한 것으로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05. 5대 자산관리와 인플레이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