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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29. 2017

06. 상대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은 칭찬하지 마라.

<대화의 키>

상대를 칭찬할 때 조금 주의해야 할 포인트가 있습니다. 자신은 ‘좋겠다’고 생각해도, 상대는 그것을 ‘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때에는 아무리 진심으로 좋다고 생각해 말해도 상대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어쩜 그렇게 얼굴이 작으세요?”

어느 미국인 남성을 인터뷰할 때 나름 칭찬이라고 생각해 이렇게 말했는데 상대가 크게 화를 낸 일이 있습니다. 그는 불쾌한 듯 말했습니다.

“제 고민거리는 아무것도 아닌 듯 말씀하시네요. 무례하네요.”


동양인이라면 제가 어떤 뜻으로 이런 말을 했을지 잘 알 것입니다. 저는 결코 상대를 화나게 할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얼굴이 작아서 9등신 가까이 되어 보이는 그의 스타일이 부러울 따름이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얼굴에 대한 동경이 없는 미국인 입장에서는 모욕감을 주는 발언으로 느껴졌던 것입니다.

또 “말라서 좋으시겠어요”라고 어느 여가수에게 말했을 때는 갑자기 상대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지기도 했습니다. 애써 미소를 띠고 있기는 했지만 어쩐지 슬픈 듯한 표정으로 “그런가요?”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아차 싶었지만, 한번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수습해보려 “아, 저는 아무리 빼려 해도 빠지지 않아 날씬한 분들을 보면 부럽더라고요”라는 말로 얼버무렸는데 ‘뭐, 됐어요. 그냥 내버려두세요’라는 그녀의 마음속 이야기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녀는 살을 찌우고 싶어도 찌지 않는 여성이었던 것입니다.

한번은 어느 유명 여배우를 인터뷰할 때 매니저를 통해 ‘다섯 가지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를 받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이제껏 5천 명 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해오면서 그런 종이를 받은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니까요.

당시 그 여배우는 연애 관련 스캔들로 핫한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항목 중에 ‘상대 남성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말 것’이라고 못 박아둔 것은 저희도 어느 정도 예상하던 범위였습니다. 다소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 종이의 가장 마지막에 쓰여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젓가락 같다’라는 식의 신체와 관련된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 마지막 항목을 읽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누군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에게 그런 말을 했겠구나’ 하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렇게 구체적인 표현으로 “말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써놓을 리 없었습니다. 그 여배우는 그 정도로 깊은 상처를 받았던 것이겠지요.

실제로 만나보니 스캔들 탓도 있었겠지만 몸이 몹시 가늘고 불안정한 모습이었습니다. 당장이라도 울고 싶은 것을 참고 애써 웃는 듯한 얼굴이었습니다. 참 마음 아픈 인터뷰였습니다.

누군가를 보며 ‘좋겠다’, ‘좋다’라고 느낄 때 대부분 밑바탕에는 부러운 마음이 깔려 있습니다. 자신에게 없는 매력을 가진 사람을 보고 멋있다고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하지만 그것을 상대에게 전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아무리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도 상대는 그것을 ‘싫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상대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상대도 그리 생각하고 있는지, 혹은 결점이라 생각하고 있는지는 말해보지 않고서 는 알 수가 없지요. 그래서 이를 사전에 판단하기 위한 힌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것은 상대가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인가요?”

헤어스타일이나 의상 등 그 사람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칭찬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신장이나 체형 등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무리 좋겠다고 생각해도 상대에게 말하기 전에 꼭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KEY POINT!

• 칭찬하기 전에 그것이 선천적인 것인지, 상대가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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